입력 : 2013.08.02 21:02 | 수정 : 2013.08.02 21:17

부여경찰서 백강지구대 소속 이희경 경위는 2일 논산시 취암동 거리를 걷다 논산시 취암동 현대증권 인근에서 군산 여성 실종 사건 수배 전단에서 본 듯한 남성을 목격했다.
이 경위는 논산지구대에 신고하고 정씨의 행적을 뒤쫓아 논산 5거리에 있는 PC방으로 들어간 정 경사를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검거했다. 정 경사는 검거 당시 PC방 컴퓨터로 기사를 검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 경사는 논산경찰서로 옮겨졌으며, 수사본부가 꾸려진 전북 군산경찰서로 압송될 계획이다.
실종여성인 이모(39)씨의 생존여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실종된 이씨와 군산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 정 경사는 1년 전쯤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이씨의 가족들은 경찰에 “두 사람은 내연 관계였다”며 “최근 이씨가 정 경사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고, 24일 병원비 등을 받고 그동안의 관계를 마무리짓기 위해 정 경사를 만나러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와는 알고 지내는 친구 사이일 뿐 내연 관계는 아니다”라며 “최근 만난 적이 없고 성관계를 가진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경사는 이씨의 휴대전화번호를 스팸 처리한 상태였다. 경찰이 두 사람의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두 사람이 통화한 기록은 없으며 이씨가 정 경사에게 문자를 12차례 보냈다.
정 경사는 결혼한 상태로 자식도 있으며, 이씨는 정 경사를 만나기 전 이혼을 하고 언니와 함께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집에서 나간 뒤 실종된 이씨와 군산경찰서 소속 정 경사는 올해 1월부터 실종 전까지 약 30여 차례 문자메시지를 서로 주고 받았다. 문자메시지 내용은 주로 “밥은 먹었어?” 등 일상적인 것으로 평소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정 경사 휴대폰에서 나온 통화기록과 지워진 문자메시지 내용을 복원한 결과, 4월부터 이들의 관계가 조금씩 어긋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4월 이후부터는 정 경사가 이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단 한 건도 없고 이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도 일상적인 내용에서 협박성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씨가 정 경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만나줘라” “너와 나의 사이를 사람들이 알면 좋겠냐”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여성과 정 경사가 지난 4월 4차례 통화한 이후 통화기록이 없었다”며 “4월부터 7월 중순까지 이씨가 정 경사에게 22차례에 걸쳐 보낸 문자 메시지만 있을 뿐, 정 경사가 보낸 문자메시지는 없다”고 밝혔다.
정 경사의 탈주 행각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달 24일 실종된 이 씨가 “정 경사를 만나러 갔다”는 이씨 가족의 진술에 따라 25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정 경사는 다음날인 오전 0시10분까지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조사가 끝나자 잠적, 곧장 강원도 영월로 향했다. 강원도 영월에 도착한 정 경사는 26일 오전 9시50분쯤 강원도 영월군 서부시장에 들러 초록색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모자를 구입해 변장했다.
이후 정 경사는 산타페 승용차를 영월군의 한 대학교 인근 다리 밑에 버린 뒤 시외버스를 타고 충북 제천으로 향했다. 오전 11시쯤 제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정 경사는 40여 분간 터미널에 머물다 대전행 버스에 올라탔다.
그 뒤로 행적이 확인된 것은 이날 오후 3시쯤 대전 동구 용전동 대전복합터미널 대전-전주행 승강장 폐쇄회로(CC)TV에서다. 전주에 도착한 정 경사는 이날 오후 6시 50분쯤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또다시 군산 대야행 버스에 올라탔다.
오후 7시 40분쯤 대야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 정 경사는 택시를 타고 군산시 회현면으로 들어간 뒤 세 시간 반이 지난 오후 11시 15분쯤 대야터미널로 다시 돌아왔다. 이후 정 경사는 지난달 27일 오전 5시40분쯤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시외버스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4일에는 전라북도 군산에서 실종된 여성 이씨의 옷이 대야면 검문소 뒤편 농로에서 발견돼 그동안 제기됐던 납치·살해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려 왔다. 이후 경찰은 사건을 실종에서 살해로 전환, 검토했다.
이후 정 경사는 일주일간 도주 행각을 벌이다 2일 오후 6시 32분쯤 논산시 논산5거리에 있는 PC방에서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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