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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국민의 최후의 보루(경,검.법원)

군산 여성 실종사건 용의자, 비번 지구대 직원 신고로 검거


군산 여성 실종사건 용의자, 비번 지구대 직원 신고로 검거

  • 김진 기자

  • 입력 : 2013.08.02 21:02 | 수정 : 2013.08.02 21:17

    
	군산 여성 실종사건 용의자, 비번 지구대 직원 신고로 검거
    지난 26일 이후 종적을 감췄던 ‘군산 여성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정모(40) 경사가 붙잡혔다.

    부여경찰서 백강지구대 소속 이희경 경위는 2일 논산시 취암동 거리를 걷다 논산시 취암동 현대증권 인근에서 군산 여성 실종 사건 수배 전단에서 본 듯한 남성을 목격했다.

    이 경위는 논산지구대에 신고하고 정씨의 행적을 뒤쫓아 논산 5거리에 있는 PC방으로 들어간 정 경사를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검거했다. 정 경사는 검거 당시 PC방 컴퓨터로 기사를 검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 경사는 논산경찰서로 옮겨졌으며, 수사본부가 꾸려진 전북 군산경찰서로 압송될 계획이다.

    실종여성인 이모(39)씨의 생존여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실종된 이씨와 군산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 정 경사는 1년 전쯤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이씨의 가족들은 경찰에 “두 사람은 내연 관계였다”며 “최근 이씨가 정 경사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고, 24일 병원비 등을 받고 그동안의 관계를 마무리짓기 위해 정 경사를 만나러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와는 알고 지내는 친구 사이일 뿐 내연 관계는 아니다”라며 “최근 만난 적이 없고 성관계를 가진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경사는 이씨의 휴대전화번호를 스팸 처리한 상태였다. 경찰이 두 사람의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두 사람이 통화한 기록은 없으며 이씨가 정 경사에게 문자를 12차례 보냈다.

    정 경사는 결혼한 상태로 자식도 있으며, 이씨는 정 경사를 만나기 전 이혼을 하고 언니와 함께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집에서 나간 뒤 실종된 이씨와 군산경찰서 소속 정 경사는 올해 1월부터 실종 전까지 약 30여 차례 문자메시지를 서로 주고 받았다. 문자메시지 내용은 주로 “밥은 먹었어?” 등 일상적인 것으로 평소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정 경사 휴대폰에서 나온 통화기록과 지워진 문자메시지 내용을 복원한 결과, 4월부터 이들의 관계가 조금씩 어긋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4월 이후부터는 정 경사가 이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단 한 건도 없고 이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도 일상적인 내용에서 협박성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씨가 정 경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만나줘라” “너와 나의 사이를 사람들이 알면 좋겠냐”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여성과 정 경사가 지난 4월 4차례 통화한 이후 통화기록이 없었다”며 “4월부터 7월 중순까지 이씨가 정 경사에게 22차례에 걸쳐 보낸 문자 메시지만 있을 뿐, 정 경사가 보낸 문자메시지는 없다”고 밝혔다.

    정 경사의 탈주 행각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달 24일 실종된 이 씨가 “정 경사를 만나러 갔다”는 이씨 가족의 진술에 따라 25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정 경사는 다음날인 오전 0시10분까지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조사가 끝나자 잠적, 곧장 강원도 영월로 향했다. 강원도 영월에 도착한 정 경사는 26일 오전 9시50분쯤 강원도 영월군 서부시장에 들러 초록색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모자를 구입해 변장했다.

    이후 정 경사는 산타페 승용차를 영월군의 한 대학교 인근 다리 밑에 버린 뒤 시외버스를 타고 충북 제천으로 향했다. 오전 11시쯤 제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정 경사는 40여 분간 터미널에 머물다 대전행 버스에 올라탔다.

    그 뒤로 행적이 확인된 것은 이날 오후 3시쯤 대전 동구 용전동 대전복합터미널 대전-전주행 승강장 폐쇄회로(CC)TV에서다. 전주에 도착한 정 경사는 이날 오후 6시 50분쯤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또다시 군산 대야행 버스에 올라탔다.

    오후 7시 40분쯤 대야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 정 경사는 택시를 타고 군산시 회현면으로 들어간 뒤 세 시간 반이 지난 오후 11시 15분쯤 대야터미널로 다시 돌아왔다. 이후 정 경사는 지난달 27일 오전 5시40분쯤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시외버스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4일에는 전라북도 군산에서 실종된 여성 이씨의 옷이 대야면 검문소 뒤편 농로에서 발견돼 그동안 제기됐던 납치·살해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려 왔다. 이후 경찰은 사건을 실종에서 살해로 전환, 검토했다.

    이후 정 경사는 일주일간 도주 행각을 벌이다 2일 오후 6시 32분쯤 논산시 논산5거리에 있는 PC방에서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