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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건강 유지

[클릭! 취재 인사이드] 미우라翁이 사는 法


[클릭! 취재 인사이드] 미우라翁이 사는 法

  • 성호철 산업부 기자

    입력 : 2013.06.12 03:05

    만80세에 세계 最高 에베레스트 봉 정복한 日 노익장의 비밀

    
	성호철 산업부 기자
    성호철 산업부 기자
    1932년 10월 22일생으로 만 80세, 우리 나이로는 82세인 일본의 미우라 유이치로(三浦雄一郞) 옹(翁).

    그는 지난달 23일 오후 12시 15분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8848m 정상에 올랐습니다. 세계 최고령(最高齡) 에베레스트 등정자입니다. 앞서 그는 2003년과 2008년, 즉 70세와 75세 때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지요.( ☞ 80세 일본인, 세계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

    에베레스트가 어떤 곳입니까? 영하 섭씨 30도의 추위와 산소량이 평지의 3분의 1에 불과해 세계 최악의 생존 환경인 곳입니다. 일류 산악인들 조차 열 명 도전하면 세 명만 겨우 오르고 사망률이 14%에 달하는, 인간이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이지요.

    설령 정상에 오른 산악인들도 일곱명 중 한 명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극한(極限)의 승부처 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산악인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에베레스트 원정대는 인공산소 도움 없이 등정에 성공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서성호 대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 "아아, 성호 너를 잃었으니, 14좌 무산소 완등이 무슨 소용이랴…")

    지난달 에베레스트 등정 직후 미우라 옹은 “나이는 한계가 되지 않는다. 건강은 그냥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꿈을 갖고 용기를 내 도전해야 한다. 8000m에서 녹차를 끓여 마시는 등 충분히 주변 풍경을 즐기며 산행했다. 다음 목표는 히말라야 6위의 고봉인 초오유(해발 8201m)에서 아들과 함께 스키 활강을 하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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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세때에 허리둘레 39인치, 531m 산에도 못 올라가

    미우라 옹은 37세이던 1970년, 에베레스트 등반 코스 8000m 지점에서 낙하산을 타고 스키 활강을 한 강골(强骨)입니다. 하지만 23년 후인 60세때에 그는 키 165cm, 허리둘레 39인치(1m), 몸무게는 86kg 되는 뚱뚱한 노인이 됐습니다.

    그는 일본내 강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친구들과 맥주집에 가면 실컷 먹고 마셨어요. 젊었을때 할만큼 했으니, 이젠 괜찮다고 생각했죠. 운동하는게 귀찮아졌고, 아침에 산책도 조깅도 다 귀찮았죠. 그러다 가끔 ‘운동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5~6km를 걸으면, 허리가 아파서 고생했어요. 병원에는 가능한 안 가려고 했죠. 그러다가 아내의 허리 통증 때문에 병원에 갔는데, 마침 그 병원 의사가 아는 선배였어요. 그 선배는 날 보자, ‘배가 너무 나왔네. 너, 숨쉴 때 어깨가 들썩인다. 한번 점검 해야겠다’고 했죠. 검사 결과는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윗혈압이 200 가까이 나옴)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성인병에 다 걸려 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심장이 죄어오는 협심증 초기 증세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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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그전까지는 “60살 넘게 잘 살았으며 이제 됐지 뭐”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검사 결과를 받고는 “아직 나도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이 남아 있지 않나”라는 아쉬움이 들었답니다. “뚱뚱한 할아버지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에 걸려서 죽으면 내 인생도 참 쓸데없는 것이 돼 버리지 않나”는 것이지요.

    미우라 옹이 대학생때 가졌던 꿈은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이었답니다.

    60세의 그는 자신의 체력을 확인하려고 집 근처 531m 높이의 산을 올랐다가 중턱에서 포기했습니다. 하산하는 길에 웃으며 산을 오르는 80대 노부부를 만났고, 더 내려와서 유치원생들이 소풍으로 산을 오르는 장면을 봤다고 합니다. 531m는 우리나라 북한산(831m), 도봉산(739.5m), 관악산(632m)보다 낮습니다.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운동을 결심했습니다. 단, 방법은 ‘전문 트레이닝’이 아닌 ‘걷기’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강연을 자주 했던 그는 출장이 잦아 꾸준한 운동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출장을 갈 때 공항이나 철도역에서 출발 대기 시간에 꾸준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일단 좀 걸어보자”는 생각이었답니다. 첫해는 1kg의 발목 벨트를 매고 걸었습니다. 2년째에는 2~3kg짜리로 무게를 늘렸습니다.

    이와 병행해 일주일에 1회 정도 몸에 10kg짜리 무게를 달고 걸었습니다. 익숙해지면 점차 무게를 늘려나갔죠.

    “매일 하는 트레이닝도 아니고, 일주일에 몇차례 정도했는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70살때 에베레스트 도전하기 직전 검사결과, 신체연령이 40세로 나왔습니다. 특히 골밀도는 20대 수준으로 나왔죠. 60세 검사 때는 신체연령 85세였으니 꾸준한 걷기로 몸이 훨씬 젊어진 셈이죠.”

    미우라 옹은 여세를 몰아 70세에 첫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고 이후 75세때와 80세때 두번 더 올랐습니다. 올 5월 3번째 등정 성공후, “이제 에베레스트도 (자주 올라서)싫증난다”고 농담했을 정도입니다.


    하루 50회 혀 쭉 내밀기, 스페셜 드링크 복용 같은 건강법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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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우라 옹은 이와 별도로 독특한 건강관리법도 갖고 있습니다.

    바로 101세까지 장수(長壽)한 선친인 고(故) 미우라 케이조(三浦敬三)가 남긴 ‘아버지의 건강법’을 실천하고 있답니다. 그의 선친은 “죽을 때까지 스키를 타야지”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본인이 만든 건강 수칙을 지켰으며 99세때 몽블랑에서 스키 활강을 할 정도로 건강한 노년을 보냈다고 합니다.

    미우라 옹은 “건강 비법은 많지만 언제든지 장소에 구애됨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조그만 건강법이 생각보다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의 건강법은 이렀습니다.

    ①코로 숨쉬기

    한쪽 코구멍과 입을 막고, 다른 한쪽 코구멍만으로 깊게 3~4회 심호흡합니다. 이어서 반대편 코구멍을 막고 심호흡합니다. 포인트는 천천히 깊게 호흡하고 반복하는 것입니다. 공기 안에는 각종 세균이 많아 입으로 숨쉬면 세균이 곧바로 목구멍으로 침투합니다. 세균의 침투를 줄이려면 코로 숨쉬어야 합니다.

    코구멍은 최고의 필터 역할과 함께 온도 조절을 합니다. 영하 50도가 넘는 남극을 탐험할때, 텐트 안의 온도도 영하 40도입니다. 이때 입으로 숨쉬면 큰일 납니다.

    극한의 건조와 온도에서 살아남으려면 철저하게 ‘코로 숨쉬기’를 해야 합니다. 코로 깊게 숨쉬는 것은 근육(횡경막 등)을 쓰는 운동도 됩입니다. 미우라옹은 코로 숨쉬기를 10회씩 한다고 합니다.

    ②혀 쭉 내밀기

    미우라 옹은 하루 평균 50회씩 있는 힘껏 입을 벌리고 혀를 쭉 내민다고 합니다. 내민 혀를 오른쪽, 가운데, 외쪽으로 움직입니다. 선친이 90세때 거울을 봤더니, 주름이 너무 많아 고민하다가 요가 책에서 이 방법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의 선친은 하루에 150회, 200회씩 했는데 1년만에 주름이 줄었다고 합니다. 직접 해보면 30회 정도 하면 얼얼할 정도로 쉽지 않습니다. 혀가 생각보다 큰 근육인데, 평소에는 거의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우라 옹은 “혀의 움직임이 목구멍 주변을 자극해 갑상선 호르몬, 타액호르몬을 간접적으로 자극해 몸을 젊게 만든다”며 “97세때 아버지의 뇌 혈류량을 쟀더니 40대 후반 정도였다. 혀 빼서 움직이기 운동이 머리쪽의 혈류를 좋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③스페셜 드링크 마시기

    큰 컵에 우유, 요구르트, 흑참깨, 콩가루를 넣은 뒤 벌꿀(또는 설탕)로 맛을 내줍니다. 여기에 일주일간 식초에 재워놓은 달걀을 넣습니다. 식초에 넣은 달걀은 일주일이면 껍질까지 부드러워지는데 이것을 통째로 넣고 믹서기로 갈아줍니다. 아침마다 차를 마실때 중간에 마십니다. 남은 건 냉장고에 넣었다가 오후에 마십니다.

    ④아침 기상 직후 고개 운동

    아침에 일어나서 의자에 앉거나 정좌합니다. 허리를 곧게 펴서 제일 먼저 고개를 앞뒤로 30회 왔다갔다 합니다. 힘을 넣지 말고, 천천히 합니다. 횟수는 앞으로 한번 갈때 1회, 뒤로 갈때 또 1회씩 셉니다. 같은 방식으로 좌우로 30회를 합니다. 왼쪽으로 갈때 1회, 오른쪽으로 갈때 1회씩 셉니다. 오른쪽으로 20번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왼쪽으로 20번 돌립니다. 고개 운동은 머리로 혈액이 잘 공급되도록 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⑤큰 소리로 웃기

    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큰 동작으로 웃습니다. 크게 웃는 동작 자체가 운동이 됩니다.

    미우라 옹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노령의 건강’은 ‘꿈’을 잃지 않고 그것을 추구하면 얻을 수 있다”로 요약됩니다.

    일본 정부는 이달 6일 미우라 옹의 업적을 칭송하며 노인들의 도전을 장려하는 취지에서 ‘미우라 상(賞)’을 제정키로 했습니다.

    본격 고령화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에도 미우라 옹을 능가하는 노익장 어르신들이 많이 탄생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