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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류사랑)/보스톤, 마라톤, 폭탄테러

보스턴 테러 이틀만에… "핵폭탄 터진줄 알았다" 美國 패닉

보스턴 테러 이틀만에… "핵폭탄 터진줄 알았다" 美國 패닉

  • 워싱턴=임민혁 특파원
  • 김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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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4.19 03:01

    텍사스州 비료공장 80㎞ 밖까지 폭발음, 버섯구름…
    "공장 안 화재, 화학물질 탱크로 옮겨붙어 터졌다"
    공장에 24.5t 無水 암모니아… 주민들 다른 지역으로 대피

    
	폭발이 일어난 웨스트 비료공장 지도
    미국 텍사스주의 비료 공장에서 17일 밤(현지 시각) 대형 폭발 사고가 일어나 최소 1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건물 100여 채가 파손됐다. 현지 경찰은 "사망자가 5~15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8일 날이 밝으면서 사고 현장 일대에 정밀 수색이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사망자가 60~7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직까지 테러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미 전역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폭발은 이날 오후 8시쯤 텍사스주 웨이코(Waco)에서 북쪽으로 32㎞쯤 떨어진 인구 2800명 규모의 소도시 웨스트의 한 비료 공장에서 발생했다. 이 공장은 폭발 사고 30분쯤 전에 화재 발생 신고를 받은 소방관들과 구조대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던 중 갑자기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공화당의 빌 플로레스 하원의원은 "먼저 공장 안에 화재가 일어난 뒤 불길이 화학물질을 담은 탱크에 옮겨붙으면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美텍사스 비료공장 폭발… 최소 170명 死傷·건물 100채 파손… 17일 오후 8시쯤(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州) 웨이코(Waco) 부근의 한 비료 공장에서 대규모 폭발 사고가 일어나 5~15명이 사망하고 최소 160명이 부상당했다. 18일 오전 불에 탄 비료 공장 잔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테러로 인한 폭발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美텍사스 비료공장 폭발… 최소 170명 死傷·건물 100채 파손… 17일 오후 8시쯤(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州) 웨이코(Waco) 부근의 한 비료 공장에서 대규모 폭발 사고가 일어나 5~15명이 사망하고 최소 160명이 부상당했다. 18일 오전 불에 탄 비료 공장 잔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테러로 인한 폭발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 뉴시스
    폭발 사고로 현장에서 80㎞ 떨어진 곳까지 진동과 굉음이 감지됐다. 토미 무스카 웨스트 시장은 "마치 핵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 대형 버섯구름이 치솟았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인구 2800명의 도시는 일순간에 폐허로 변해버렸다. 공장 바로 옆에 있던 주택과 요양원 건물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폭발로 인한 불길이 인근 학교 등에 옮겨붙었다. 거리에는 폭발과 함께 날아온 쇳조각과 유리 조각, 불에 타다 남은 나무 등이 뒹굴었다. 폭발 당시 차에 타고 있었다는 교사 데비 마락씨는 "마치 지구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여기저기 물건이 날아다니고 차 앞유리가 깨졌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주변 아파트도 폐허로… 미 텍사스주 소도시 웨스트의 비료공장 폭발사고로 파손된 아파트 주변에서 18일 구조대원들이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부상을 입은 한 남성이 웨이코의 한 병원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치료를 받고 있다(오른쪽 사진).
    주변 아파트도 폐허로… 미 텍사스주 소도시 웨스트의 비료공장 폭발사고로 파손된 아파트 주변에서 18일 구조대원들이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부상을 입은 한 남성이 웨이코의 한 병원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치료를 받고 있다(오른쪽 사진). /AP 뉴시스
    공장 측은 공장 안에 약 24.5t의 무수(無水) 암모니아가 있었다고 밝혔다. 무수 암모니아는 비료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물과 함께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고농축 상태로 흡입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당국은 이런 유독 물질이 바람에 날려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민의 절반가량을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사고 직후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주(州) 정부의 모든 자원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인근 축구장은 응급 환자 처치소로 변했다. 화상, 골절, 자상(刺傷) 등 상처에 따라 응급 처치가 끝나면 현장에 배치된 헬기 6대가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사망자 중에는 소방대원들과 경찰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