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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류사랑)/보스톤, 마라톤, 폭탄테러

[보스턴 폭탄 테러] 용의자 兄弟, 9·11 직후 美이민… 동생은 市장학금 받기도

[보스턴 폭탄 테러] 용의자 兄弟, 9·11 직후 美이민… 동생은 市장학금 받기도

  • 정시행 기자

    입력 : 2013.04.20 03:12

    도주 중 동생이 떨어뜨린 운전면허증으로 신원 밝혀져
    동생, SNS에 "알라가 유일神" 형은 폭력으로 수감 전력… 출신국 체첸, 테러 관련 부인

    
	공개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형제. 위가 형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18일 공개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형제. 위가 형이다. /FBI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두 명의 신원은 테러 4일 만인 19일 아침(현지 시각) 드러났다. 당국은 동생 조하르 A 차르나예프(19)가 전날 도주 중 떨어뜨린 운전면허증을 단서로 이들이 형제이며 체첸 출신의 미국 영주권자이고 케임브리지에 거주한다는 점 등을 밝혀냈다.

    테러 용의자 두 명은 러시아 남부 체첸 공화국 출신으로, 부모와 2남 2녀가 함께 2000년께 체첸을 떠나 인근 다게스탄 공화국, 카자흐스탄 등을 거쳐 2002년 미국에 합법적으로 이민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다. 체첸은 구소련 붕괴 직후인 1990년대 초부터 이슬람 분리 독립 세력의 무장 테러로 치안이 불안했기 때문에 이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조하르는 러시아 소셜미디어 브콘탁테에 자신의 세계관은 '이슬람'이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과 돈'이라고 썼다. 그는 영어·러시아어·체첸어를 구사한다고 한다. 조하르는 체첸 독립운동 관련 단체 리스트를 올려놓거나 링크해놨고, "알라께선 선한 일을 행하는 자를 사랑하시므로 선한 일을 해야 한다" "알라 외의 신은 없다" 같은 이슬람 경전 코란의 구절 등을 적어놓거나 "훌륭한 (무슬림) 기도자가 되는 7가지 단계"란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특별히 미국에 적대적인 내용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젊은이들이 즐기는 유머도 올려져 있다.

    조하르는 미국에서 모범생이었다. 2011년 고교(케임브리지 린지 앤 라틴스쿨) 졸업 당시 케임브리지시(市)에서 주는 2500달러의 대학 진학 장학금을 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다게스탄에 돌아가 살고 있는 그의 아버지는 19일 A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하르는 천사처럼 착하고 똑똑한 아이다. 미국에서 의대 2학년에 다니고 있다"며 "방학 때 여기 오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무장한 경찰들이 특수 차량을 타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용의자 추적 -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무장한 경찰들이 19일 특수 차량을 타고 용의자가 달아난 매사추세츠주 워타타운 지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AP 뉴시스

    ‘용의자1’로 수배받다 사살된 형 타멜란(26)에 대해 알려진 것은 아직 별로 없다. 2009년 전국 골든글로브 권투 대회에 출전했던 아마추어 복서이며, 그해 여자 친구를 때려 폭력으로 수감된 적이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체첸은 자국 출신들의 미국 테러에 대해 펄쩍 뛰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체첸 공화국의 대통령 대변인이 19일 “차르나예프 형제는 어릴 적에 체첸을 떠나 미국에서 오래 살아왔다”며 “이들이 나쁜 사람이 되었다면 그건 부모들 탓”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형제의 소셜미디어에는 러시아어와 영어로 된 비난과 욕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