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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류사랑)/보스톤, 마라톤, 폭탄테러

[보스턴 폭탄 테러] 美, 다시 '9·11 악몽' 속으로… 오바마 "반드시 응징"

[보스턴 폭탄 테러] 美, 다시 '9·11 악몽' 속으로… 오바마 "반드시 응징"

  • 워싱턴=임민혁 특파원

    입력 : 2013.04.17 02:59

    "그동안 테러 예방 위해 총력전 펴왔는데…" 패닉
    원격조종 후속 테러 막으려 보스턴 휴대전화 서비스 차단
    백악관 주변 거리 통제하고 뉴욕 등 대도시 특별 경계

    12년 만에 다시 '폭탄 테러'의 공포가 미 전역을 뒤덮었다.

    15일(현지 시각)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대규모 폭탄 테러다. 10여년 이상 시간이 흐르고 '테러의 상징'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면서 간신히 '9·11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으로 보였던 미국인들은 보스턴에서 터진 폭발음에 다시 공황 상태에 빠졌다.

    미국 보스턴 경찰 특수기동대가 특수 차량을 타고 출동하고 있다.
    특수기동대 출동 - 미국 보스턴 경찰 특수기동대(SWAT)가 15일 특수 차량을 타고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폭발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 이날 폭탄 테러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본토에서 사상자를 낸 첫 테러다. /로이터 뉴시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유사한 테러의 재발을 막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왔다. 연방수사국(FBI)부터 지방정부 경찰까지 대테러 업무의 비중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며 국내외 테러 조직의 정보를 수집했고, 부시-오바마 행정부는 테러 단체를 추적하는 기관을 신설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몇 년간 수사 당국은 테러 기도를 여러 건 사전에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수사 당국은 항상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테러 기도를 막을 수 없다'고 경고해왔다"며 "그동안 대규모 테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상당 부분 운이 따랐다"고 했다. 게다가 미국 내에서는 증오 범죄 조직이 지난 4년간 8배 이상 늘어 1300여개에 이른다. 언제라도 테러를 벌일 수 있는 세력이 미국에 상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법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보스턴 건은 어떠한 예고나 징후도 없었고, 대중을 향한 계획된 공격이었다. 이런 계획 테러를 예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미 당국은 후속 테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건 발생 직후 주요 대도시에서 치안을 대폭 강화했다. 미 비밀경호국(SS)은 폭발 소식을 접하자마자 워싱턴DC 도심에 있는 백악관 인근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통제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고, 뉴욕 경찰도 호텔 등 주요 건물에 주요대응팀(CRT)을 배치했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법 당국은 잠재적 원격 조종을 통한 후속 테러를 막기 위해 보스턴 지역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했고, 연방항공청(FAA)은 보스턴 폭발 사고 인근 지역에 비행금지구역(no-fly zone)을 설정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시민이 많이 모이는 주요 장소에 대한 특별 경계를 지시하는 한편 이날 밤 프로야구(MLB) 경기 등 주요 스포츠 경기장의 보안도 대폭 강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부터 사건을 보고받고, 오후 6시 10분쯤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사건 발생 3시간여 만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연한 표정으로 "실수 없이 이 사건의 바닥까지 들춰내 범인을 찾아내겠다. 개인이 됐든, 단체가 됐든 책임 있는 자는 모두 정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