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10 00:45
시위대 매일 24시간 집회신고 거의 1년째 人道 점거한 상태
시민·관광객 통행 불편 겪고 경찰 수백명 배치 공권력 낭비

시민들은 이런 불편을 초래하는 시위대를 방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시위대는 교묘하게 '합법(合法)'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은 불법 설치물 단속 권한을 토대로 농성촌 천막을 철거했다"며 "하지만 시위 자체를 불법으로 단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서 경찰은 시위대를 몰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작년 5월 8일부터 매일 오전 9시에 집회 신고를 하기 위해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찾고 있다. 집회 주최자는 금속노조 위원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 크게 4명이지만, 주최자의 위임장을 받은 다른 신고자들도 경찰서를 찾아와 집회 신고를 하고 있다. 시위대는 오는 5월 9일까지 대한문 앞 시위를 '독점 신청'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집회 신고를 받아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작년 7월 남대문경찰서는 "통행인에게 불편을 줄 우려가 있다"며 농성촌 집회에 대해 '옥외집회 금지 통고'를 했다. 그러나 쌍용차지부가 이에 대해 처분취소 소송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이 11월 "쌍용차지부의 집회로 인해 공공 안녕 질서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남대문경찰서의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여서 받아주는 게 원칙인 데다가 행정법원의 판결 이후 재량권도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농성촌 천막에 불이 나 덕수궁 돌담과 서까래가 그을렸지만, 농성촌 시위대는 오히려 대한문 쪽으로 더욱 가깝게 자리를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법에서 시위 금지 장소를 명시하고 있지만 대한문 앞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는 국회의사당, 법원, 외교사절의 숙소 등만 시위 금지 장소로 돼 있다"고 말했다.
불법 농성 천막을 철거한 지 닷새째인 8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주최한‘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월요 미사’가 열렸다. 이곳에 영정 모형과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농성을 해온 시위대는 미사가 끝난 뒤 촛불시위를 벌였다. /성형주 기자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한 번 집회 신고를 하면 최장 28일 동안 집회를 할 수 있는데 농성촌 시위대는 다른 단체나 개인이 대한문 앞에 집회 신고를 할까봐 매일 와서 집회 신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신고한 내용과 실제 집회가 다르게 진행되는 것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호하고자 도입된 집회 신고제를 악용하는 행위"라며 "신고제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법률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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