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3.08 11:15
자산 승계율은 현재 경영주인 부모가 갖고 있는 자산 가치 대비 2세들의 자산 가치를 대입한 비율이다. 자산 승계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부모 자산보다 2세들의 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로 자산·경영 상속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 재산은 13조9880여억원인 데 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이서현 세 자녀 재산 총액은 2조6260여억원으로 자산 승계율은 18.7%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005380) (212,500원▼ 3,500 -1.62%)의 경우 정의선 부회장과 정성이, 정명이, 정윤지 등에 대한 승계율이 49.4% 수준으로 전체 순위 7위였다.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승계율이 배 이상 차이가 났지만, 그룹 지배 구조를 놓고 볼 때 삼성이 ‘승계의 뿌리와 줄기’를 제대로 잡았다는 평가다. 지주사인 삼성에버랜드를 기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에버랜드를 확보하면 그룹 경영권을 쥘 수 있는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는 에버랜드 지분 41.84%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3.72%에 불과하다. 삼성가 자녀들이 경영권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할 수 있는 이유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전체 구조상 자산 승계율이란 수치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086280) (201,000원▲ 1,500 0.75%)지분을 대량 확보하고 있지만, 순환출자고리 안에 있는 현대모비스(012330) (306,500원▼ 2,500 -0.81%)나 현대·기아차 지분이 거의 없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지분을 5.17%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주식가치 상승으로 승계율 자체는 높아졌지만, 경영권 이양 측면에서는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증여 혹은 상속세를 개인 자산으로 감당하긴 어렵고 주식으로 물납할 경우 경영권이 위협 받을 수도 있다”며 “경제민주화 바람에 맞춰 새 정부가 일감몰아주기와 내부 거래 등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상속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 ▲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 2세들의 경영 승계율은 다른 그룹에 비해 낮은 편이다. 왼쪽부터 삼성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현대차 정의선씨./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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