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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가격 단합/대기업( 중소기업착취)

정권교체 틈타… 독과점 식품업체들, 줄줄이 값 올렸다

정권교체 틈타… 독과점 식품업체들, 줄줄이 값 올렸다

[참조] 서민들 의식주 부터 챙겨라!!

  • 정성진 기자

    입력 : 2013.03.01 03:07

    CJ제일제당, 22일새 88개 품목서 8%이상 인상
    하이트진로·풀무원·매일유업·대상·샘표식품도

    업체들 "MB정부 물가 억제로 인상 요인 반영 못해"
    원자재값 떨어지고 이익도 대폭 늘어… 설득력 약해
    같은 업종끼리 인상 시기·비율 비슷해 담합 의혹도

    지난해 12월 22일 CJ제일제당 두부 9.3% 인상, 하이트진로 소주 8.2% 인상, 12월 29일 CJ제일제당 밀가루 8.8% 인상, 12월 30일 풀무원 두부 7~8% 인상, 올 1월 11일 CJ제일제당 고추장 7.1% 인상….

    지난해 12월 19일 대선이 끝난 직후부터 올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2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가공식품 업체들이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 목록이다. 다 나열하자면 목록은 끝없이 이어진다. 가공식품업체들이 권력 공백기를 틈타 줄줄이 기습 인상에 나선 것이다. 특히 같은 업종끼리는 인상 시기가 비슷하고 인상 비율도 1% 이하인 경우가 많아, 정부는 담합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선 이후 지난 1월 11일까지 22일 동안 두부·콩나물·소스·고추장·된장 등의 가격을 올렸는데, 품목별로 보면 88가지나 된다. 인상 폭도 크다. 최소 평균 8% 이상씩 올렸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참이슬 360mL 값을 1000원에서 1080원으로 8% 올렸다. 풀무원도 콩나물을 9~10%, 두부를 7~8% 인상했다.

    ◇정권 교체기 틈탄 물가 인상 러시

    식품값 인상이 지속되던 지난해 12월 28일, 정부는 '가공식품의 부당한 가격 인상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업체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지난 1월 9일 대한제분이 밀가루값 8.6%, 11일에는 매일유업이 분유값을 평균 9.6% 올렸다.

    1월 25일 당시 당선인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식품 유통 구조가 왜곡돼 있다"며 설을 앞둔 물가에 대해서 우려한다고 말하자 인상 러시는 잠잠해졌다. 그러나 2월 10일 설을 지내자마자 업체들은 다시 가격을 올렸다. 샘표식품은 2월 15일 간장을 평균 9.9% 올렸고, 대상도 18일 고추장을 평균 8.4% 올렸다.

    가격 인상에 나선 식품 대기업은 대부분 독과점 업체다. 밀가루 시장 1위인 CJ는 59%, 소주 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는 48.3%, 간장 시장 1위인 샘표식품은 50.5%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한두 회사와 시장을 과점하는 경우도 많다. 대상은 고추장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4.5%, 매일유업은 분유 시장에서 31%를 기록하면서 2·3위에 올라 있다. 시장을 좌지우지한다. 동국대 권승구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식품은 가격을 올려도 크게 수요가 줄지 않는 데다가, 업체들마저 독과점이기 때문에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가격 인하했는데도

    업계는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올랐는데, MB 정부가 물가를 계속 억제했기 때문에 인상 요인이 누적됐다가 한꺼번에 올린 것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원화 가치 상승과 일부 국제 원자재 가격 동향을 보면 이런 변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작년에는 1100원대였지만 지금은 1000원대로 떨어졌다. 수입 가격 하락 요인이다. 지난 1월 기준으로 밀가루 원료인 국제 원맥(原麥) 가격은 작년 최고점보다 20% 떨어져 있다.

    더구나 일부 업체의 영업 실적은 매년 큰 폭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상 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했다는 해명이 설득력 약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작년 국내 영업이익 신장률이 45%에 달했다. 샘표식품은 100%가 넘는 영업이익 신장률을 보였다. 밀가루만 생산하는 대한제분은 재작년에는 23억원 손실을 봤다가 작년에는 217억원 흑자로 바뀌었다. 대상은 작년 영업이익이 재작년보다 14.7%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실 한석호 팀장은 "한국 식품 시장은 독과점 상태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이들의 지배력이 강해지면서 정부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밀가루·설탕·장류 같은 기초식품으로 갈수록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전미선 간사는 "이제 대기업이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가격 인상을 결정하지 않으면 물가는 못 잡는다"고 말했다.

    ☞MB물가지수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밀가루·라면·배추·달걀·스낵과자·도시가스료·유아용품·학원비·고등어·두부·콩나물·소주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52개 주요 생필품을 물가 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는데, 이 품목들의 평균 물가상승률을 지칭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고, 언론에서 지은 말이다. 새 정부는 전 정부처럼 물가 관리 대상 품목을 따로 정할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참고] 돈있는부자나, 고위공직자나, 서민고통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