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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건강 유지

사원식당, '짠맛애호' 부장님 집 찾아 저염식 강의

사원식당, '짠맛애호' 부장님 집 찾아 저염식 강의

  • 박진영 기자

    입력 : 2013.02.21 03:04 | 수정 : 2013.02.21 18:20

    [건강한 삶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삽시다) 프로젝트 - 1부 나트륨]
    [13] LG 유플러스·한국노바티스·서울대 '싱겁게 먹기' 동참

    LG유플러스의 '싱겁게먹기' - 사원식당서 저염 쿠킹클래스, 임직원 가정방문해 강의까지
    한국노바티스 사원들도 동참 - 나트륨섭취량 소변검사 예정… 3~6개월후 감소량 확인키로
    서울대 학교식당 염도 낮춰 - 국그릇 줄이고 염도 0.8%로

    LG유플러스 경영지원실 홍성태 부장은 짜게 먹기로 회사에 소문나 있다. 회사 사람들과 식사를 할 땐 찌개 등 짠 음식을 꼭 먹는다. 일주일에 3번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그때도 감자탕·찌개집을 찾는다.

    지난 19일 저녁 퇴근한 홍 부장이 경기도 용인시 집에 왔다. 그런데 아파트 주방에 사람들이 붐볐다. "남편에게 맑은 배추된장국을 끓여달라"는 LG유플러스 사원식당(아워홈 운영)의 김소희 지점장의 '지시'에 홍 부장의 부인이 바쁘게 움직였다. 홍 부장이 간을 보고 '오케이' 사인을 내리자, 김 지점장이 염도계를 넣어 국이 얼마나 짠지 확인했다. 염도계에 표시된 염도는 0.9%. 일반적으로 권하는 염도(0.6~0.7%)보다 훨씬 높았다.

    "이렇게나 짜게 먹고 있었나…." 홍 부장은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부인 정씨는 "결혼 전엔 짜게 먹지 않았는데, 남편의 입맛이 짠 편이라 덩달아 짜게 먹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얼마 전부터 저녁이 되면 손과 발이 붓는 증세가 생겼다"고 했다.

    LG유플러스 사원식당(아워홈 운영)의 김소희 지점장(맨 오른쪽)이 이 회사 경영지원실 홍성태 부장(오른쪽에서 둘째)의 집을 찾아가 ‘저염식 강의’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새해 싱겁게 먹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명원 기자
    LG유플러스는 새해 임직원 건강을 위해 싱겁게 먹기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사원식당 한식 메뉴의 염도를 조금씩 낮췄고, 올해부터는 사원식당에서 저염식 조리법을 배우는 '쿠킹 클래스'와 임직원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저염식 강의'를 하고 있다. 이날 오후 사원식당에서 20여명의 사원이 모인 가운데 첫 번째 쿠킹 클래스가 열린 데 이어 홍 부장의 집에서 첫 가정방문 강의가 진행된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원식당 전문 영양사가 정기적으로 사내식당 요리교실과 가정방문 강의를 진행해 짜게 먹는 것이 왜 나쁜지, 어떻게 하면 싱겁게 먹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 직원들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혈압 치료제인 '엑스포지'와 '디오반'을 판매하는 한국노바티스도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소금(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싱겁게 먹기'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국노바티스는 우선 원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서울의대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팀에게 소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나트륨을 얼마나 섭취하는지를 먼저 알아본 뒤 각자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정하고 싱겁게 먹기를 실천한 뒤, 3~6개월 후 나트륨 섭취량을 얼마나 줄였는지 확인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환자들이 음식을 싱겁게 먹을수록 고혈압 치료제의 약효도 좋아진다"며 "제약사들도 환자와 직원들을 위해 싱겁게 먹기를 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직원 건강 증진 프로그램인 '비 헬시(be healthy)'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싱겁게 먹기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고혈압 치료제를 판매하는 회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직원 건강을 함께 챙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는 개강인 3월부터 지난 1월 문을 연 '감골식당'에서 저염 식단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감골식당에서는 채식 뷔페를 선보이고 있고, 오는 3월부터는 무(無)MSG·저염식단도 함께 제공하는 '웰빙식당'으로 꾸려나갈 계획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는데, 배달음식의 염도는 평균 1.2~1.8% 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서울대는 학교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의 염도를 0.8%로 낮추기로 했다. 또 나트륨 과다 섭취의 주원인인 국물 섭취를 줄이기 위해 국그릇을 적은 양과 많은 양으로 구분해 배식하고, 국그릇의 크기도 줄일 방침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염도를 줄여나가면서 학생과 교직원들의 반응을 보고, 저염식단을 제공하는 식당도 차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