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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건강 유지

"소금섭취 1등 한국, 위암 사망률도 1등"

"소금섭취 1등 한국, 위암 사망률도 1등"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 입력 : 2013.02.21 03:04

    [건강한 삶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삽시다) 프로젝트 - 1부 나트륨]
    염장식품에 많은 질산염… 위벽 부식, 위점막 위축시켜
    소금섭취 많은 中·日·폴란드, 위암도 따라서 많이 발생

    위암은 한국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이다. 최근 과잉 진단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갑상샘암을 제외하면, 1980년대 암 등록 사업을 시작한 이후 위암은 부동의 암 발생 1위다. 한 해 약 3만명이 위암으로 진단받아 발생률이 세계 1위 수준이다.

    한국 외에 위암이 많은 나라는 중국·일본·폴란드·콜롬비아 등이 꼽힌다. 그런데 이 나라들의 공통점이 있다. 소금 즉 나트륨 섭취량이 많다는 점이다. 1996년 벨기에 류벤대, 영국 런던대, 미국 노스웨스턴대 등 연합팀이 각국의 소금 섭취량과 위암 사망률을 비교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국제역학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소금 섭취가 많은 나라일수록 위암 사망률도 높았다. 정확히 직선으로 일치했다. 한국은 이 조사에서 소금 섭취도 1등, 위암 사망률도 1등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소금 섭취량이 적은 미국·아이슬란드·멕시코 등은 위암 사망도 적었다. 소금에 삭힌 음식에는 질산염이 많다. 이 조사에서 질산염 섭취가 많은 나라에서도 위암 사망률이 높았다. 한국은 질산염 섭취도 1등이었다.

    짠 음식 속의 나트륨은 위장으로 들어와 위벽을 부식시킨다. 위점막이 위축되고 헌다. 질산염 과다 섭취는 이런 현상을 증폭한다. 그 상태가 지속하면 위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즉 짜고 소금에 삭힌 음식이 위암의 주범인 셈이다. 여기에 탄 고기, 흡연, 헬리코박터 감염 등이 겹치면 위험도가 더 증가한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싱겁게 먹기 운동을 펼쳤다. 그러자 위암 발생이 서서히 줄고 있다.

    우리나라도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확산해 위암을 줄여나가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박소희 교수는 "염장식품을 많이 먹을수록 위암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연구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짠 음식을 선호하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위암 발생률이 8~10%가량 증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