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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교육 대통령)선거/책

"19세기, 여자의 결혼 실패는 곧 파멸이었죠"

"19세기, 여자의 결혼 실패는 곧 파멸이었죠"

  • 입력 : 2012.10.08 00:57

'마담 보바리' 북콘서트

"어릴 땐 야한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권선징악처럼 파멸로 치닫는 그녀의 얘기가 가슴에 와 닿아 아팠어요. 먼 곳에 진짜 사랑이 있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환상 속에 사는 마담 보바리에 대한 묘사가 재밌었죠. 저 역시 사랑에 대해 막연히 꿈꿨던 것들은 현실에서 지워지고, 남편은 코 골며 자고 있어요. 갱년기가 왔나 봐요(웃음)."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지난달 24일 저녁 서울 세로수길 복합문화공간 제지마스에서 열린 열세 번째 북콘서트는 프랑스 작가 플로베르(1821~1880)의 소설 '마담 보바리'(민음사)를 그림으로 읽어 본 색다른 시간이었다. 어수웅 조선일보 기자가 사회를 본 이날 강연에서 미술평론가 이주은 성신여대 교수(미술교육과·사진 오른쪽)는 19세기 중반 유럽의 풍경과 여성을 그린 고전 회화 작품을 참석자들과 함께 보며 결혼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교수가 대형 스크린에 띄운 그림 50여점에선 '강물 위 다리'가 유독 많이 등장했다. "이때만 해도 여자는 결혼 잘하는 게 팔자 피는 거였죠. 그게 안 되면? 다리 위에서 몸을 던져 죽는 수밖에 없었어요." 이 교수는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결국 자살하는 마담 보바리의 결말 역시 부르주아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결혼 조건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며 "환상은 현실을 깨닫는 순간 환멸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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