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6.22 06:43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6승3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 중이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14번의 선발 등판에서 무려 11번이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반대로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경기는 단 한 번밖에 없었다. 이제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류현진은 경기 후 “직구 구속이 잘 나왔다” 혹은 “그렇지 않았다”로 경기력을 대변하는 일이 많았다. 제구도 제구지만 선수 스스로 구속과 성적의 상관관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최고 93마일을 던진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 이후에는 “몸이 좋아 구속이 잘 나왔다”라며 구속 향상을 호투의 비결 중 하나로 손꼽았다. 반면 지난 13일 애리조나와의 경기를 마치고서는 “평소보다 구속이 2~3마일 덜 나왔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렇다면 직구 구속과 승수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을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1마일(1.6㎞) 차이지만 그 1마일의 의미는 생각보다 컸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자료에 의하면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이 90마일(144.8㎞)을 넘긴 경기는 8경기였다. 이 중 류현진은 5경기에 승리를 따냈다. 4월 8일 피츠버그전(145.3㎞), 4월 14일 애리조나전(145.2㎞), 5월 1일 콜로라도전(146.8㎞), 5월 12일 마이애미전(145.8㎞), 그리고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146.8㎞)이었다.
이 중 에인절스전에서는 95마일(153㎞) 강속구를 던지기도 하는 등 빼어난 직구 구위를 뽐냈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평균 구속이 가장 높았던(147.3㎞) 6월 8일 애틀랜타전에서도 류현진은 7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었다. 반대로 직전 등판이었던 20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직구 평균 구속이 89마일(143.2㎞)에 머물렀고 결국 빠르지 않은 직구 두 개가 장타로 이어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물론 직구 구속 자체로 승리가 좌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머지 1승은 142.3㎞의 평균 구속을 기록한 5월 23일 밀워키전에서 나왔는데 14경기 중 가장 낮았다. 구속만큼 제구나 변화구 구사, 그리고 운도 따라야 한다. 다만 류현진은 에인절스전 이후 “볼 빠르기가 그렇게 유지되어야 통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직구의 위력은 변화구 위력과도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은 클 수 있다.
류현진이 현재의 직구 구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컨디션 조절은 물론 시즌 중반 이후의 체력 관리도 중요하다.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등판에 대해서는 아직 다소간의 생소함과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4일 휴식 후에는 구속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 격차를 줄이는 것도 과제다. 직구 구속의 꾸준함. 어쩌면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을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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