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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역사(고고학)

[오늘의 세상] 숭례문, 어머니처럼… 대한민국을 껴안다

[오늘의 세상] 숭례문, 어머니처럼… 대한민국을 껴안다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3.05.06 03:00

    [숭례문, 화재 참사 5년 3개월만에 종일 개방… 첫날 2만여명 몰려]
    '제2 참사' 방지에 만전 - 372m 光센서 열·불꽃 감지기
    스프링클러 150여개 설치, 소화용수 저수조 72t 달해… 좌우 성곽 69m 복원

    "와, 웅장하네." "(새로 복원한) 양쪽 성벽이 날개 같지 않아요?"

    국보 1호 서울 숭례문(崇禮門·남대문)이 종일(오전 9시~오후 6시) 개방을 시작한 5일 하루 동안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2008년 화재 피해를 본 지 5년 3개월 만에 복구를 끝내고 일반 공개된 숭례문을 보려는 사람들이었다. SNS에서도 '멋지다, 숭례문 살아 있네!' '우린 숭례문 인증샷 찍고 돌아가는 길~' 같은 글이 넘쳤다.

    시민들 "복구된 모습 새롭다"

    5일 오전 9시가 되기 전부터 시민 100여명이 숭례문을 보려고 출입문 앞에서 기다렸다. 숭례문에 가까이 다가선 시민들은 사진기와 휴대전화를 꺼내 연신 셔터를 눌러댔고, 성벽을 만져보거나 현판을 망연히 올려다보기도 했다. "여기 불에 그을린 자국이 남아있다"며 탄식하는 사람도 있었다. 복구된 숭례문에 대해 '예전보다 더 웅장하고 화려해진 모습'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어효민(30·인천 남동구)씨는 "옛것과 새것이 조화돼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5년 3개월 만에 복구된 숭례문의 종일 개방이 시작된 5일 하루 동안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숭례문은 새로 복원된 총 69m의 성벽이 좌우로 날개처럼 펼쳐져 예전보다 더 웅장한 모습을 갖췄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5년 3개월 만에 복구된 숭례문의 종일 개방이 시작된 5일 하루 동안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숭례문은 새로 복원된 총 69m의 성벽이 좌우로 날개처럼 펼쳐져 예전보다 더 웅장한 모습을 갖췄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김연정 객원기자
    김정동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는 "숭례문 좌우로 서쪽 16m, 동쪽 53m 의 총 69m 성곽이 복원돼 서울 성곽과 이어진 모습을 갖췄고, 경복궁-광화문-숭례문-서울역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중심축이 살아났다. 조선시대 서울의 본래 모습을 일부 되찾게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새로운 희망의 문이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열린 숭례문 복구 기념식에 참석, 참석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열린 숭례문 복구 기념식에 참석, 참석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 제공
    숭례문 복구 기념식은 이보다 하루 앞선 4일 오후 2시 박근혜 대통령과 복구 사업에 참여한 장인(匠人), 일반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숭례문 현장에서 열렸다.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숭례문은 우리의 민족혼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숭례문의 부활은 단순한 문화재 복구 차원의 의미를 넘어서 우리 민족의 긍지를 되살리고, 새로운 희망의 문, 새 시대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복구된 숭례문은 '제2 참사'를 막기 위한 만반의 방재(防災) 설비를 끝낸 상태다. 스프링클러가 문루 1층과 2층에 78개씩 설치됐으며, 실외 소화전 4개와 방수 총 4개가 석축 모서리에 들어섰다. 소화용수 설비는 저수조 72t에 이른다. 372m의 광센서 선형 열 감지기와 불꽃 감지기 16개 등 경보 설비도 갖춰졌다.

    숭례문은 오전 9시~오후 6시 무료로 개방된다(월요일 제외). 5월엔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 개방된다. 오는 18일부터는 토요일(오전 11시, 오후 1·3시)과 일요일(오후 1·2·3시)에 문루 1층 관람을 할 수 있으며, 관람 시작 30분 전부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20명씩 신청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