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19 23:02 | 수정 : 2013.04.19 23:18
▶다나카는 총리 시절인 74년 미국 항공사 록히드로부터 제트 여객기를 일본에 팔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5억엔을 받았다. 다나카가 체포되자 일본 정계는 "국가 지도자를 함부로 잡아가다니" "정치인치고 돈 안 받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성토했다. 다나카도 면회 온 사람들에게 "검찰이 나를 악당으로 만들려 하는데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했다. 도쿄지검 특수부장은 한마디로 일축했다. "우리는 오직 증거를 좇아 여기까지 왔을 뿐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일본 정계·재계의 권력형 비리를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수사했다. 그래서 '검찰의 꽃'으로 불린다. 가네마루 자민당
부총재, 오자와 민주당 간사장도 권력의 정점에 있을 때 거침없이 수사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를 거쳐 간 검사 중엔 남다른 기개와 정의감으로 검찰의
전설로 불린 이가 많다. 그들이 '특수부 역할은 정치인·관료·재계가 돈으로 얽힌 거악(巨惡)이 잠들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전통을 만들었다.
도쿄지검 검사장이 그 자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나는 것도 오랜 관행이다. 우리처럼 검찰총장으로 승진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러니 특수부를
지휘하면서 정권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특별수사부'의 약칭인 특수부는 말 그대로 특별한 사건을 수사한다.
정치인·공무원·기업이 관련된 뇌물 사건이 단골 수사 대상이다. 우리도 전국 지검마다 특수부가 있다. 서울중앙지검엔 특수 1·2·3부가, 다른
지검에는 한 개 부서씩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수도(首都)를 관할한다는 점에서 도쿄지검 특수부와 비슷하지만 검찰 내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다. 대검 중앙수사부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론 사정이 달라지게 됐다. 대검 중수부가 없어지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권력형 비리 수사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어깨가 훨씬 무거워졌다. 이제 검찰의 앞날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달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18일 검찰 인사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새 진용을 갖췄다. 국민은 검사 개개인의 자세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장이 얼마나 소신껏 특수부를 지휘할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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