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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건강 유지

"스트레스, 너 이 녀석 또 왔구나"

"스트레스, 너 이 녀석 또 왔구나"

  • 이태훈 기자

    입력 : 2013.04.12 03:03

    [열받고 짜증날 땐 이렇게 생각하세요]
    새 에세이 베스트셀러…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

    행불선원장 월호(月瑚·55) 스님이 지난달 말 펴낸 에세이 '삶이 값진 것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마음의숲)가 출간 직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바로 다음 순위다.

    10일 서울 장충동 행불선원에서 만난 스님은 말할 때도, 웃을 때도 거침없고 호탕했다. 대강백(大講伯) 고산 스님의 전강(傳講)제자이자, 선학(禪學) 박사인 그는 말을 아주 쉽게 했다.

    /이태훈 기자
    "풀 해(解), 벗어날 탈(脫), 해탈을 어떻게 연습하느냐. 번뇌, 스트레스가 오면 얼른 알아채고 '왔어?' 하고 인사하세요. 손님이 왔는데 외면하면 심술부리고, 너무 극진하면 주인 노릇 하려 들죠? 일단 맞이해서 별명을 붙여 버려요." 스님이 '잘 사는 법'의 제1 비결로 꼽는 '스트레스받는 마음에 별명 붙이기'다. "화가 나면 '(내가 아니라) 월호가 지금 부아가 치미는구나' 이렇게 관찰하세요. 마음의 일어남을 한 발 떨어져 보게 되면, 그 여유에서 헤쳐나갈 지혜가 생겨납니다."

    스님은 1980년대 초 두 동생을 사고로 잃었다. 다음은 내 차례일 것 같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마주 오는 차가 중앙선을 넘을까 두려워 외출을 못 할 정도였다. 매일 새벽 108배 정진을 하고 삼각산에 올라 좌선을 했다. 직장도 그만두고 불교 공부를 시작해 1994년 출가했다. 스님의 웰다잉 책과 강의에는 이런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스님은 "번뇌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주인이 되는 '웰빙' 연습이 곧 당당하게 죽는 '웰다잉' 연습"이라고 했다. "사람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죽음입니다. 죽음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월호 몸뚱이가 늙는구나' '병에 걸렸구나' 이렇게 관찰하는 연습으로 이어지는 거지요."

    스님은 "나도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똑바로 기억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책의 주제다. "내일 아침을 기약하기보다 오늘 저녁을 함께하세요. 오늘 불행한데 내일 행복할 수는 없어요.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 완전히 타버린 불꽃처럼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 그것이 웰빙이고 웰다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