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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건강 유지

뇌졸중도 자가진단… 35점 넘으면 검사받아야

뇌졸중도 자가진단… 35점 넘으면 검사받아야

日공중보건센터 진단표 개발, 일본인 1만5000명 대상
흡연, 혈압 등 7개 요인 진단… 발병위험 1%라도 긴장해야

입력 : 2013.04.03 09:11

'어느 날 갑자기 신체 마비, 언어장애가 생긴다. 심하면 사망한다.' 이처럼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뇌졸중의 발병 가능성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일본공중보건센터(JPHC)가 일본 국립암센터, 후지타 공중보건대학 등 연구팀과 함께 만든 자가진단표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진단표는 1993년부터 2007년까지 40~69세 일본인 1만5672명을 추적조사해 만든 것으로, '10년 안에 내가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월 미국심장협회(AHA)에서 발행하는 뇌졸중 학회지에도 실렸다.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진권 교수는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조사 대상자가 많고 권위 있는 학술지에 실렸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에게 적용해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흡연·혈압 등 7개 요인을 점수화

자가진단표 항목은 나이, 성별, 흡연, 체질량지수(BMI), 수축기·이완기 혈압과 혈압약 복용여부, 당뇨병 등 뇌졸중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는 7가지다. 자가진단은 각 항목별로 자신에 해당하는 점수를 계산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키 172㎝, 체중 75㎏인 60세 남성이 있다. 담배를 피고, 당뇨병은 없다. 수축기 혈압 122㎜Hg, 이완기혈압 81㎜Hg으로 혈압이 약간 높지만 혈압약은 먹지 않는다. 이 남성의 점수는 나이 16점, 성별 6점, 흡연 4점, 체질량 지수(25.35) 2점, 혈압 3점, 당뇨병 0점이다. 합계 31점으로 10년 내 뇌졸중 발병 위험은 7~8%로 나타났다.〈자가진단표 참조〉

뇌졸중은 증상이 거의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의식불명·신체마비·치매·사망등을 일으킨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40세 이상 흡연자는 증상 없어도 진단해봐야"

자가진단 결과 10년 내 뇌졸중 발병 위험이 10% 이상이면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뇌신경센터 조수진 교수는 "뇌졸중은 일단 발병하면 뇌 기능을 잃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므로 발병 위험이 10년 내 1%만 돼도 안심할 수 없다"며 "10% 이상이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뒤 항혈전제 같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을지대병원 신경과 김재국 교수도 "뇌졸중은 증상이 거의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한다"며 "발병 위험이 높다면 당장 증상이 없는 것 같아도 안심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내 뇌졸중 발병 위험이 9% 이하라면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흡연자는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2~3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혈중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많아져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일주일에 3~5회 30분씩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고, 과식을 피해 체중을 줄여야 한다. 술도 하루 한두 잔 정도로 줄이거나 아예 끊는 것이 좋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진상 교수는 "술을 장기간 마시면 혈관이 점점 좁아지고 막히는 동맥경화가 생기기 쉽다"며 "특히 고혈압 환자가 과음을 하면 뇌출혈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혈압도 약 복용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낮춰야 한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에 가해지는 자극이 크고, 이로 인해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혈당은 혈관 내 세포의 활동성을 약하게 만들어 혈관을 손상시킨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낮추기 위한 식습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조수진 교수는 "40세 이상 중 체중, 혈압, 흡연, 당뇨병 등 해당 요인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자가진단을 하는 게 예방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뇌졸중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다. 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라고 한다. 국내 뇌졸중 환자는 2005년 44만 명에서 지난해 53만 명으로 18.5% 증가했다.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우리 나라 전체 사망 원인의 25%를 차지한다. 원인별 순위는 암에 이어 2위다.


/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