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방부3/국방부(육,해,공,해병대)

[Weekly BIZ] 입는 로봇·투명 자동차… 10년 뒤 산업의 미래, 軍隊에 다 있다

[Weekly BIZ] 입는 로봇·투명 자동차… 10년 뒤 산업의 미래, 軍隊에 다 있다

  • 장일현 기자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입력 : 2013.03.29 14:10

    레이더·GPS·인터넷·내시경·HUD 등 혁신 기술, 군대에서 비롯

    아이언맨 같은 병사
    착용부담 안주는 로봇 입고 60㎏ 군장 짊어져도
    피로 느끼지 않고 90㎏ 물건 가볍게 들어

    전투기 조종석의 혁신
    기술헬멧 장착 디스플레이로 적 전투기 옆에 있더라도
    조종사가 그쪽을 보면 목표를 향해 방향 바꿔…

    이젠 로봇이 주력軍
    10㎏ 안 되는 정찰로봇서 무인 항공기까지 다양
    미군 병력의 30 20년까지 로봇으로 대체

    최첨단 산업 기술을 미리 볼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필자들은 그것이 전쟁터와 무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군사 기술이 산업 기술을 선도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지금은 산업용·의료용으로 널리 사용하는 레이저를 비롯해 레이더·GPS·인터넷 등 수많은 혁신 아이디어와 제품이 군사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사일 기술을 응용해 알약 형태 내시경을 만든 사례도 있다. 이런 성공 사슬은 현대전과 첨단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 군에서 어떤 첨단 기술과 무기가 개발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산업계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아이언맨이 현실화된 군대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강철로 된 옷을 입고 지상의 게릴라들과 전투를 벌인다. 총알도 뚫지 못하는 이 옷에는 강력한 동력이 갖춰져 하늘을 날아다니고 강철 문을 부순다. 이렇게 평범한 인간을 수퍼맨과 같은 초인으로 만드는 로봇을 가진 군대는 무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규모 방위산업체들은 '아이언맨' 전투복을 개발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착용형 로봇 또는 동력외골격(powered exoskeleton), 즉 '입는 로봇'이다. 고강도 합금으로 만들어진 프레임을 모터와 배터리로 움직이게 하며, 착용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유압 서스펜션 장비를 장착한다. 이 로봇 장비를 입은 병사는 며칠이고 60㎏이 넘는 군장을 짊어지고 행군하면서도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 90㎏의 물건도 가볍게 들 수 있다.

    이런 로봇은 영화 에일리언이나 아바타에도 등장하는데 10여년 전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2000년 미 국방부 산하의 연구소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에 해당)은 5000만달러를 투입해 '인간 활동 보조를 위한 외골격장치' 개발을 지원했다. 힘이 세고 빠르면서 람보처럼 M-60 기관총을 가볍게 다루고, 더 많은 탄약과 식량, 보급품을 갖고 다닐 수 있는 '급이 다른' 전투병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입는 로봇이 있으면 부상당한 병사도 혼자 부대로 복귀할 수 있다.

    이처럼 미 국방부의 제안으로 시작된 입는 로봇 개발은 대형 방위산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만드는 세계 최고의 유도 미사일 제작사 레이시온, F-22 랩터 스텔스에서 이지스함까지 없는 게 없는 방산 공룡 록히드마틴이 대표 주자이다. 이 기업들 면면만 봐도 로봇의 미래 수요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레이시온이 개발한 입는 로봇 'XOS2(사진 위)'는 90㎏ 짜리 군 장비도 거뜬히 들 수 있다. 머지않아 영화 아이언맨(사진 아래)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착용했던 것과 같은 무적의 입는 로봇이 등장할 수도 있다. / 레이시온 제공
    레이시온은 XOS2(Exoskeleton 2nd generation)라는 로봇을 만들었다. 이 로봇은 90㎏의 짐을 가볍게 들 수 있고 자연스러운 인간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배터리로 동력을 제공하는데, 이전 모델보다 50%의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더욱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2010년 미국 시사 잡지 타임이 우수한 발명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나온 건 시제품이고 2015년까지 완제품이 등장할 예정이다. XOS의 최초 모델은 사코스(Sarcos)라는 회사가 2002년 최초로 개발했는데, 2007년 레이시온이 이 회사를 인수했다.

    록히드 마틴은 '헐크(HULC·Human Universal Load Carrier)'라는 모델을 내놓았다. 무게가 24㎏에 불과하며 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해 90㎏짜리 짐을 2㎞ 이상 옮길 수 있고, 최대 시속 16㎞로 달릴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48시간 동안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이 로봇 군장의 착용자는 그야말로 영화 '헐크' 속의 녹색 괴물이 되는 것이다.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HMDㆍ사진 위) 덕분에 요즘 최신예 전투기 조종사들은 헬멧 고글에 투사된 비행ㆍ전투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지난해 구글이 선보인 스마트 안경으로 HMD와 개념이 거의 같다. / 블룸버그
    ◇전투기 조종석은 혁신 기술의 경연장

    최신예 전투기 조종석은 혁신 기술의 작은 경연장이다. 최신 전투기는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HMD·Helmet Mounted Display)'를 도입했다. 각종 비행, 전투 정보를 조종사 헬멧에 띄워주는 것이다. 지난해 구글이 내놓은 스마트 안경이 나오기도 전에 군에서 진작에 나왔다.

    개량된 차세대 헬멧(JHMCS)은 조준 능력도 갖췄다. 공대공 단거리 미사일 AIM-9X 사이드와인더는 적 전투기가 앞이 아니라 옆에 있더라도 이 헬멧을 쓴 조종사가 그쪽을 보면 목표를 향해 방향을 바꿔 날아가고 격추할 수 있다. 옛날 영화에서 보던 '도그 파이팅(Dog fighting)', 즉 적 전투기 꼬리를 쫓아가 미사일·기관총을 쏘는 전투 방식은 이제 구시대 유물이 됐다. 이 기술은 소방관들이 연기 속에서도 빌딩 내부 구조나 출구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에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앞유리에 주행 정보를 투사해 주는 장치)'는 따지고 보면 197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이 처음 적용한 것을 뒤늦게 도입한 것일 뿐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조종석 앞 유리창에 고도 등 내 비행기 상태와 적 비행기, 지상 표적 등에 대한 정보를 표시해 줘 조종사의 시선을 훨씬 자유롭게 만들었다. 자동차 업계에선 1980년대 후반 GM이 이 기술을 승용차에 처음 적용한 뒤, BMW·아우디·도요타가 뒤를 이었고, 지난해 기아자동차가 국내 업체론 처음으로 이 기술을 적용한 K-9 자동차를 내놨다.

    그런가 하면 레이더에 발각되지 않는 스텔스 기술은 전투기와 함정에서 육군 무기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BAE시스템스는 주변 색깔에 맞춰 색을 바꾸고 밤에도 적외선 센서에 감지되지 않는 '카멜레온 전차'를 개발,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영화 '007 다이 어나더 데이(2002년 작)'의 투명한 자동차가 실제 등장한 것이다.

    ◇로봇이 활약하는 전장

    터미네이터나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는 미래의 전장을 로봇들이 싸움을 벌이는 곳으로 그렸다. 하지만 이미 현대전에도 수많은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로봇 수천 대가 아프간과 이라크의 전장에서 활약해 왔다. 미군의 경우 현재 무인 지상 차량을 1만2000여대, 무인 항공기를 7000여 대 보유하고 있다. 2020년까지 병력의 30%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계획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이 활약하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크기도 다양해서 중량이 채 10kg도 되지 않는 로봇, 크기가 책 정도 되는 작은 정찰 로봇도 있다. 중형 로봇으로 가면 임무와 능력이 더욱 다양해지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탈론(TALON)'이란 로봇이 있다. 바퀴와 몸체에 로봇 팔이 달린 둔탁한 모양새이지만, 폭발물을 제거하거나 기관총을 장착하고 경계 진입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다. 마치 말처럼 짐을 들고 나를 수 있는 '빅독(Big Dog)'이라는 로봇도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전장에서 쓰러진 병사를 운반할 수 있는 '베어(Bear)'라는 로봇은 사람처럼 생겼다.

    현재 가장 눈부신 활약을 하는 로봇은 무인 항공기이다. MQ-1 프레데터는 원래 정찰 임무만 수행했지만 CIA의 빈 라덴 암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추게 됐다. 아프간 전쟁에서 이 무인 항공기는 2002년 2월 4일 알 카에다 지휘관을 폭격으로 사살했으며, 한 달 후인 3월 4일에는 추락한 헬기의 대원들을 구하기 위해 폭격을 했다. 프레데터는 적을 사살한 최초의 로봇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미군은 한발 더 나아가 적 전투기와 공중전을 벌일 수 있는 무인 전투기 X-47B를 개발해 실전 테스트를 하고 있다.

    무인 전투기는 누가 움직일까? 전쟁 현장의 전투기엔 조종사가 타고 있지 않지만, 운용 요원들이 원격으로 조종한다.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미국 본토의 공군기지로 출퇴근하면서 1만㎞ 넘게 떨어진 곳에서 전쟁을 수행한다. 미 공군은 전투기 조종사는 줄이고, 무인기 운용 요원을 점차 늘리고 있다. 2009년 미군의 조종사 훈련 계획에 따르면 유인기 조종사는 214명을 훈련시켰지만, 무인기 조종 요원은 240명을 훈련시켰다.

    미군이 전 세계적으로 구축한 위성통신 네트워크 덕분에 세계 어느 곳이라도 무인기를 원격조종할 수 있다. 이동통신 4G의 시대가 되면서 아무리 많은 정보가 전달되어도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