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15 03:01 | 수정 : 2013.02.15 07:19
[재벌 줄줄이 기소했던 중수부장 출신 박영수팀, 지자체장 등 12명 수사 의뢰]
건설소송 전문, 특수·강력통… 4개월간 검토한
서류만 수천쪽
개인 사무실 문 닫은 채 1390억짜리 흉물 세빛둥둥섬
7272억 투입한 용인경전철 등 대표적 혈세 낭비 조사
매달려
14일 오전 서울
역삼동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신영무)에서 열린 지방자치단체 세금낭비 조사특별위원회(조사특위) 기자회견장에 박영수(61) 전 대검 중수부장이 들어섰다.
검찰 재직시절 SK분식회계 사건에서 최태원 회장을 구속기소하고,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검찰 퇴직 4년 만에 '세금 도둑' 잡는 변호사로 변신했다. 작년 8월 대한변호사협회 산하에 돛을 올린 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다.
조사특위는 14일 서울시의 세빛둥둥섬 사업과 관련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12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용인경전철 사업에 대해서는 주민감사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세빛둥둥섬은 사업비 1390억원을 투자하고도 한강 위에 흉물처럼 둥둥 떠 있는 건물이다. 2001년부터 7278억원을 들이고도 미개통된 용인경전철은 2년 전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 재직시절 SK분식회계 사건에서 최태원 회장을 구속기소하고,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검찰 퇴직 4년 만에 '세금 도둑' 잡는 변호사로 변신했다. 작년 8월 대한변호사협회 산하에 돛을 올린 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다.
조사특위는 14일 서울시의 세빛둥둥섬 사업과 관련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12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용인경전철 사업에 대해서는 주민감사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세빛둥둥섬은 사업비 1390억원을 투자하고도 한강 위에 흉물처럼 둥둥 떠 있는 건물이다. 2001년부터 7278억원을 들이고도 미개통된 용인경전철은 2년 전 검찰 수사를 받았다.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풍림빌딩 대한변호사협회 회관 대회의실에서 대한변협 지자체세금낭비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영수 변호사(가운데)가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신영무 대한변협 회장, 오른쪽은 이정원 대한변협 사업이사. /대한변호사협회 제공

조사특위 구성은 신영무 변협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무료법률상담을 뛰어넘는 변호사의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신 협회장은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박영수 변호사에게 삼고초려를 한 끝에 위원장을 맡겠다는 승낙을 받아냈다. 조사특위에 위원으로 참여한 변호사 13명은 박 변호사가 직접 면담해 선발했다.
박 변호사는 아직도 검찰 내에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 검찰 내 '박영수 사단'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변협 관계자들은 "이번 조사는 새로운 '박영수 사단'의 작품"이라고 말한다.
세빛둥둥섬을 조사한 '조사 1팀' 팀장 정홍식(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에서 건설소송 전문가로 이름나 있다. 조사1팀에는 이정원 변협 사업이사 등 7명이 참여했다. 용인경전철을 조사한 조사2팀장은 특수·강력부를 거친 부장검사 출신인 양재식(연수원 21기) 변호사가 맡았고, 전 디도스특검 수사관을 지낸 강경희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조사특위는 4개월 조사기간 동안 '수사' 못지않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현장 답사와 밤샘 회의가 이어졌고, 검토한 서류만 수천 쪽이었다. 하지만 강제조사권이 없는 터라 한계에 부닥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는 위원회의 자료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위원들은 '개인기'로 돌파하기로 했다. 각자 '네트워크'를 가동해 전화를 붙잡고, 사람을 만나러 뛰어다녔다. 조사1팀의 이창준 변호사는 휴대전화 요금이 매달 30만원 이상이 나오자 '무한요금제'로 바꿨고, 수원에 있는 개인 사무실은 거의 문을 닫다시피 했다고 한다.
이창준 변호사는 "박 위원장과 1박 2일간 최종 보고서 작업을 할 땐 솔직히 '내가 왜 이 일을 한다고 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박 위원장이 '창준아, 돈 많이 번다고 행복한 거 아니다'라고 말해줘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정원 변호사는 "박 위원장이 검찰 공소장 수준의 보고서를 요구해 위원들이 크게 야단을 맞기도 했다"며 "일부 위원들은 1주일에 2번꼴로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조사특위는 앞으로 태백 오투리조트 건설사업, 평창 알펜시아 사업 등 세금 낭비 의혹을 받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사업들을 계속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내 돈이라면 그렇게 물 쓰듯 했겠느냐"며 "이제 몸을 푼 정도다. 수사본능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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