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총공격 제보자' 63년만에 무죄

'인민군 총공격 제보자' 63년만에 무죄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한국전쟁이 시작된 직후 북한군의 총공격 계획을 국군에 제보했지만 간첩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재미교포가 63년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원범) 13일 국군에서 탈영해 인민군에 입대한 혐의(국방경비법 위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5년간 복역한 홍윤희(83)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씨가 아군과 교전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 정황을 입증할 근거를 찾을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며 "뒤늦게나마 무죄를 선고하지만 이번 선고가 피고인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군 간부 후보생 홍씨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할 때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의용군에 입대했다.

북한군을 따라 남하하던 홍씨는 같은해 8월 대구 인근 전선에서 '인민군의 9월 총공격' 정보를 입수하고 북한군을 탈출, 국군에 귀순한 뒤 이같은 정보를 보고했다.

그러나 홍씨는 오히려 '전투지역에서 아군과 교전해 적군을 구조했다'는 혐의 등으로 헌병대에 체포됐고, 군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다시 징역 5년으로 감형돼 옥살이를 했다.

이후 홍씨는 미국 국방성 미군역사국 한국전쟁사 집필자인 애플맨이 작성한 일명 '홍의 정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문서를 발견했다. 문서에는 '홍씨가 아군에 도착해 인민군 총공격을 보고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홍씨는 이를 근거로 2011년 재심을 청구했고, 검찰의 재항고 끝에 법원은 지난달 재심 결정을 내렸다.

hach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