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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건강 유지

한쪽으로만 누우면 엉덩이뼈·얼굴 삐뚤어진다

한쪽으로만 누우면 엉덩이뼈·얼굴 삐뚤어진다

건강 위협하는 수면 습관
수면장애·척추 질환 위험… 한쪽 얼굴에만 주름 생길 수도
17~19세는 안면비대칭 주의
무릎 사이 베개 넣어 손상 막고 심장·폐 물 찼다면 꼭 교정해야

입력 : 2013.02.13 08:53

직장인 한모(26·서울 은평구)씨는 어느 날 자신의 잠자는 습관을 떠올려보다가, 잠들 때와 잠에서 깰 때마다 항상 왼쪽으로만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씨는 왼쪽 허리 통증이 자주 있고, 얼굴이 약간 비대칭인 것이 이런 수면 습관 때문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뒤 잠자는 자세를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엉덩이뼈 뒤틀리고 안면비대칭 돼

잠자는 습관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데 유독 어느 한 쪽 옆으로 누웠을 때 편안함을 느껴서 그 방향으로만 누워서 자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척추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서울(강동)튼튼병원 신경외과 민형식 병원장은 "한 쪽으로만 누워 자면 고관절이 돌아가거나 엉덩이 근육이 늘어나서 연골연화증이 생길 수 있다"며 "이는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무릎이 서로 맞닿아서 무릎 연골이 손상될 수도 있다. 이를 막으려면 옆으로 눕더라도 무릎을 조금 구부리고, 무릎 사이에는 베개를 껴두는 것이 좋다.

한 쪽으로만 누우면 얼굴이 베개에 짓눌려 피부 건강에도 좋지 않다. 특히 눈가·귀 주변·턱 근육이 겹치면서 한 쪽 얼굴에만 주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피부 탄력이 떨어지는 20대 중반 이상의 경우, 옆으로 누우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주름이 더 많이 생긴다"며 "베개에 닿는 얼굴 부위에 주름개선 크림과 수분 크림을 더 많이 바르고 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런 수면 습관은 주름을 깊게 할 뿐 아니라 얼굴 모양도 비대칭으로 변하게 하는데, 얼굴 골격이 다 성장하지 않은 17~19세 이하는 안면비대칭에 더 주의해야 한다.

한 쪽 방향으로만 누워서 자면 척추와 피부 건강에 좋지 않다. 비염이나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있으면 한쪽으로 눕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런 질환이 있는 지 확인해봐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양압기 등 전문 치료 받아야"

한 쪽으로만 누워서 자는 습관을 반드시 고쳐야 하는 사람이 있다. 심장이나 폐에 물이 찬 사람이다. 을지병원 심장내과 최재웅 교수는 "한 방향으로만 누우면 심장이나 폐에 찬 물이 한 쪽으로 쏠려서 자는 동안 숨이 차는 증상이 악화돼 위험하다"고 말했다.

특히, 평소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사람은 왼쪽으로 눕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사람은 심장이 아래에 있으면 혈액순환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양압기, 구강내 장치 등 전문적인 수면 치료를 받으면 반듯하게 누워서 잘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비염·척추 질환 때문일 수도

한 쪽으로만 눕는 게 비단 습관 때문만은 아니다. 한진규 원장은 "수면 중 호흡에 어려움을 느끼는 비염 환자, 척추 질환자, 하지불안증후군 환자가 주로 한 방향으로만 눕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경우, 자는 동안 몸을 약간씩 뒤척거리기는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편하다고 느끼는 방향으로 다시 돌아 눕게 된다. 이 습관을 고치지 않고 계속 한 방향으로만 누우면 없던 수면장애가 생기거나 척추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평소 자신이 비염·척추 질환·하지불안증후군 등을 앓고 있는 지 몰랐더라도, 특정 방향으로만 눕는 습관을 갖고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사람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반듯하게 누워서 잠드는 것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된다.

특별한 원인 없이 한 쪽으로만 눕는 사람은 잠들 때만이라도 의식적으로 반듯하게 눕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 머리와 발을 두는 방향을 바꿔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 원장은 "벽을 바라보거나 등지는 것 중 한 가지에 심리적 안정감을 느껴서 그 방향으로 자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