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사회

내 지갑에서 뺀 돈으로 복지? 분노하는 국민들

내 지갑에서 뺀 돈으로 복지? 분노하는 국민들

  • 김태근 기자

    입력 : 2013.02.05 03:06

    NOOMP= Not Out Of My Pocket

    차기 정부가 기초연금 도입과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보장 같은 복지 확대에 나설 경우, '눔프(NOOMP· Not Out Of My Pocket)' 현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눔프 현상이란 복지 확대를 원하면서도 이에 필요한 돈은 부담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말한다. 원자력발전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자기가 사는 동네에 들어오는 것은 반대하는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 현상과 비슷한 비유이다.

    최성종 농협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4일 자체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금은 정부가 증세 없이 복지 공약을 이행하려고 하지만, 재원이 부족할 경우 증세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증세가 추진될 경우 자기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눔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증세가 추진되지 않아 보고서가 지적한 '국민 사이의 갈등'은 아직 나타날 조짐이 안 보인다. 그러나 복지 지출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미 눔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올해 시작한 0~5세 무상 보육이다. 전국 16개 지자체 대표들은 지난달 31일 박근혜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무상 보육 범위를 넓혀 지방의 재정 부담이 크다"며 "중앙정부 지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지자체와 정부는 경로당의 난방비를 누가 지원할지를 놓고도 2010년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로당 난방비는 지자체 재정이 책임져 왔지만, 지자체들이 재정이 어렵다고 하소연해 2010년부터 작년까지 정부가 매년 500억원가량 난방비를 지원해 줬다. 정부는 올해 지원을 200억원대로 줄였다. 지자체들은 "중앙정부가 책임졌던 비용을 갑자기 삭감한 것은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