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04 02:27
[한국 축구의 길, 바르셀로나에 있다]
[4] '바르사 축구의 설계자' 요한 크루이프 인터뷰
8년간 바르셀로나 이끌며 외부 스타로 팀 운영 한계 느껴… 구단에 유소년시스템 구축 건의
현대 축구는 '체력 평준화' 결국 기본기가 승부처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공 다룰 수 있는 기회 줘야지난달 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라 보에미아에서 열린 카탈루냐―나이지리아 친선 경기 관련 기자회견. 카탈루냐 팀을 맡고 있는 요한 크루이프(66·네덜란드) 감독은 검은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하얀 와이셔츠 차림으로 나타났다. 지도자로서 마지막 경기를 앞둔 그는 회견이 끝나갈 무렵 홍보 포스터 속의 자기 얼굴을 보며 한마디를 던졌다. "누군지 몰라도 참 잘생겼네요." 거장(巨匠)의 농담에 폭소가 터졌다. 옆에 앉아 있던 안드루 주비스 카탈루냐축구협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최근 바르사(카탈루냐에서 바르셀로나를 줄여 부르는 말)가 이룬 눈부신 성과는 크루이프가 뿌린 씨앗이 결실을 거둔 것"이라며 "크루이프는 바르사를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이끈 정말 잘 생긴 지도자"라고 말했다.
◇토털 풋볼의 대명사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FC바르셀로나의 성공 비결을 취재할 때마다 가장 많이 들은 이름이 '크루이프'였다.
선수 시절 포지션의 경계를 무너뜨린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토털 풋볼(Total Football)'로 세계 축구사에 이름을 아로새긴 '축구의 전설'이 지도자로 꽃을 피운 곳이 바르셀로나다.
크루이프는 바르셀로나 감독을 맡아 스페인 리그 4연패(1991~1994년),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우승(1992년) 등을 이끌어내며 바르셀로나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단독으로 크루이프 감독과 만났다. 기자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그는 뜻밖에 하키 얘기를 꺼내며 활짝 웃었다. "한국 스포츠 하면 하키가 먼저 생각나요.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우리 네덜란드를 몇 차례나 괴롭혔죠. 한국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친구인 히딩크가 이끈 한국 대표팀은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한 크루이프는 "한국과 일본이 좋은 라이벌 관계를 이루면서 아시아 축구의 발전이 가속화됐다"고 덧붙였다.
'토털 풋볼'의 상징인 그에게 직접 '토털 풋볼'의 정의를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포지션 개념이 확고했을 때는 선수들이 자신에게 할당된 공간을 벗어나지 않았어요. '토털 풋볼'은 그 경계를 없앤 거죠. 공격수가 수비에 가담하고, 수비수도 공격에 나가면서 특정 공간에서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요한 크루이프는 선수 시절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토털 풋볼(Total Football)’로 세계 축구사에 이름을 아로새긴‘축구의 전설’이다. FC 바르셀로나 감독이었던 그는 유소년팀‘라 마시아’창설을 이끌었다. 크루이프는“축구는 무엇보다도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카탈루냐—나이지리아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크루이프 카탈루냐 감독. /장민석 기자

하지만 그는 1996년 "이 시스템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축구를 완전히 그려낼 수 없다"며 지휘봉을 놓았다. 크루이프가 1990년대 초반 바르셀로나에서 거둔 성과는 사실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호마리우(브라질)·라우드럽(덴마크)·쿠에만(네덜란드) 등 '드림 팀'이라 불렸던 스타들로 이뤄낸 것이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본기"
"외부에서 영입한 스타들로 팀을 꾸리는 것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모든 포지션의 선수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토털 풋볼'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선 결국은 어린 시절부터 같은 시스템으로 훈련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구단에 유소년 육성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크루이프의 철학이 빚어낸 '라 마시아(농장이란 뜻으로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의 별칭)'는 20여년이 흘러 바르셀로나를 세계 축구의 최고봉에 올려놓았다. 라 마시아 출신인 메시와 사비, 이니에스타, 피케 등을 주축으로 한 바르셀로나는 꽉 짜인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한다는 뜻) 축구'를 세계 축구의 대세로 만들었다. 크루이프는 "지금의 바르셀로나 축구는 내가 구상한 '토털 풋볼'과 거의 일치한다"고 했다.
축구 전술의 대가에게 현대 축구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물었다. 그는 "운동생리학의 발달로 1급 리그에서 뛰는 선수라면 체력적인 부분에선 큰 차이가 없다"며 "결국은 기술에서 승부가 갈리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 축구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그는 자리를 고쳐 앉으며 같은 말을 했다.
"무엇보다 기술이 중요합니다. 기본기가 모든 것을 좌우하죠. 한마디 덧붙인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공을 다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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