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01 08:02

[OSEN=이선호 기자]오릭스 이대호는 든든하다. 일본진출 첫 해인 2012년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을 올렸다. 타점왕에 올라 한국인 타자로는 첫 타이틀 홀더가 되었다. 홈런 2위, 장타율 2위(.478), 출루율 4위(.378), 승리타점 4위(12개) 등 눈부신 성적표였다. 자신의 목표였던 3할, 30홈런, 100타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첫 해 우등생이었다.
다만 3할, 30홈런, 100타점에 실패한 것은 일본의 무더위였다. 8월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이유였다. 밤에 이동하는 한국과 달리 당일 오전 신칸센 혹은 항공편으로 이동하느라 체력이 떨어진 것이다. 일본 심판들의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존에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다. 아울러 비거리가 짧아진 저반발 공인구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2012 시즌은 50점 밖에 주지 못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일본야구에 완전히 적응했다. 일본투수들의 습성과 배터리의 볼배합을 읽을 수 있다. 떨어지는 포크볼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초구부터 과감한 공략, 유연한 몸에서 나오는 스윙으로 이겨냈다고 볼 수 있다. 전경기(144경기)에 출전을 고집할 정도로 강한 근성이 첫 해 성공의 비결이었다. 지난 1년동안 부지런히 일본투수과 일본야구의 특성에 익숙해졌다.
이대호는 2013시즌을 자신하고 있다. 탄탄한 스토브리그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11시즌을 마치고 오릭스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약 두 달동안 훈련이 소홀했고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하지 못했다. 해외진출하는 선수들이 통상적으로 겪는 시행착오였다. 특유의 재능으로 돌파했지만 자신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는 다르다. 한국에서 알찬 훈련을 펼치고 있다. 현재의 기술에 체력만 완벽하게 갖춰진다면 3할, 30홈런, 100타점을 충분히 이룰 것으로 보인다.
팀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전임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놓았다. 신임 사령탑으로 모리와키 히로시 감독이 승격했다. 모리와키 감독은 이대호에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팀의 간판 4번타자로 2년째 맹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주전들의 멀티포지션 방침을 표방하고 있다. 이대호가 1루수로 나섰지만 3루수로도 준비를 해야 된다. 그러나 WBC에 출전하느라 3루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다면 이대호의 2013 스토브리그도 화제를 몰고 올 것이다. 오릭스와 2년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새로운 이적 가능성이 생긴다. 리그 최강의 오른손 강타자가 시장에 나온다면 쟁탈전이 예상된다. 이대호가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조건만 맞는다면 오릭스에 잔류할 수도 있지만 요미우리, 한신, 주니치, 소프트뱅크 등이 거액의 조건을 제시할 내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이대호의 2년째는 너무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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