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02 03:07
극빈층 예산 깎으며 지역구 챙기기… 외부노출 피하려 호텔서 심사까지
쪽지 민원이 여야 지도부와 국회 예결위·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통해 전달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국회의원(총 300명) 1인당 평균 15건씩의 예산 청탁이 오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회는 전날부터 제주해군기지 예산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이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예산안을 새해로 넘겨 처리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데 이어 '쪽지 예산 국회'라는 불명예도 남기게 됐다.
국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번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자체·공공기관·이익단체 등이 지역·민원 사업 예산을 끼워넣어 달라고 여야 의원들에게 전달한 '쪽지 민원'이 4500건을 넘었던 것으로 안다"며 "예년에도 쪽지 민원이 2000~3000건 정도는 있었지만 이번이 사상 최대 규모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예결위 의원들도 "쪽지 예산 때문에 예산 심의가 방해·왜곡되는 일이 빈발했다"고 했다.
쪽지가 쇄도하자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 소속의 일부 의원과 정부 관계자들은 쪽지 민원이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여의도의 한 호텔 방으로 장소를 옮긴 뒤 1주일가량 '비공개·비공식 심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계수조정소위에서 심의를 하면 언론에 공개되고 속기록도 남게 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했다"고 했다.
쪽지 민원이 활개치면서 각 지역의 도로·하천 등 지역 SOC 사업 예산은 정부 원안에 비해 5574억원이나 늘어났다. 반면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의 의료비 보조 예산은 2824억원 삭감됐다. 한편 박근혜 당선인의 무상 보육,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복지 예산은 각각 8674억원과 3172억원 늘어났지만 국방·공공행정 예산은 각각 3287억원과 8466억원 감액됐다.
- 시작부터… 국회선진화법 정신 깬 與野 조백건 기자
- '박근혜 예산' 2조4000억은 지켜 선정민 기자
'정치 > 정치(국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원 쪽지예산 4500건(국회의원은 국민의 ?) (0) | 2013.01.02 |
---|---|
세금 2조원 택시? (0) | 2013.01.02 |
더많은 이준석 (0) | 2013.01.02 |
택시법( 왜 택시가 대중교통?) (0) | 2013.01.02 |
극빈층 3% 진료비, 상위 30% 보육비에 밀려? (0) | 2013.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