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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빅리그의 한국 영웅들]/[미,메이저리그] 자랑스런 한국선수

142m 쭉, 중계카메라도 못잡은 박병호 홈런

142m 쭉, 중계카메라도 못잡은 박병호 홈런


입력 : 2016.04.18 03:00

[멀리도 쳤다… MLB 올시즌 비거리 2위 초대형 쐐기포]

- 병호 방망이로 미네소타 2연속 승리
허리의 강한 힘을 바탕으로 몸통 회전하며 타구 멀리 보내
엄청난 힘으로 쭉쭉 뻗어나가…
앞으로 빠른 볼에 적응하게 되면 더 멀리 날아가는 홈런 칠 수도

'국민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의 호쾌한 스윙이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를 뒤흔들며 이틀 연속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병호는 17일(한국 시각)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앞선 8회말 큼지막한 초대형 중월홈런을 뿜어냈다. 6대4 승리를 이끄는 쐐기포였다. 박병호는 전날 에인절스 전에서는 4―4 동점이던 8회 결승 2루타를 터뜨려 5대4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트윈스는 박병호의 방망이를 앞세워 9경기 연속 패배를 끝내고 2연속 승리의 팡파르를 울렸다.

'타워링 파워'는 진짜다

17일 8회 에인절스 사이드암 투수 조 스미스의 시속 127㎞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친 박병호의 타구가 중견수 뒤쪽, 새로 만들어진 2층 관중석을 강타하자 현지 언론은 "박병호가 타깃필드 역사상 가장 큰 홈런 중 하나를 쳤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TV 중계 화면이 궤적을 놓칠 만큼 큰 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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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 52번 박병호, 미네소타가 깜짝 - 동료들도 놀랐고, 팬들도 놀랐다. 박병호는 17일(한국 시각) 미네소타 트윈스 홈구장 타깃필드 역사에 남을 대형 홈런을 터뜨려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LA 에인절스전 8회 쐐기포를 기록하고 홈을 밟은 박병호(52번)에게 동료와 팬들이 환호하는 모습. /뉴스엔 제공

트윈스 구단은 공식 트위터에 홈런 장면을 보여주며 "공은 어디로 갔을까요"라는 제목을 달았다. 전광판에 표시된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는 140.8m(462피트). 하지만 레이더 추적장치 '트랙맨'을 이용한 ESPN 홈런트래커의 비거리는 그보다 긴 142.03m(466피트)였다. 이는 올 시즌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가 지난 11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때린 올 시즌 최장거리(143.56m·471피트) 홈런에 약 1.5m 모자란다. 박병호가 지난 9일 터뜨린 MLB 데뷔 첫 홈런도 134.4m로 올해 홈런 비거리 26위에 해당한다.

박병호의 홈런 두 방을 분석해보면 그의 '괴력'이 증명된다. 10일 첫 홈런 때 그의 타구는 그라운드로부터 약 39m 떴다. 박병호의 트레이드마크인 '어퍼 스윙'의 결과다. 박병호는 상체를 젖힌 채 타격을 한다. 대신 강한 허릿심을 바탕으로 한 몸통 회전으로 타구를 멀리 보내는 힘을 만든다. 하늘을 뚫을 듯 높은 타구가 중간에 추진력을 잃고 떨어져 비거리가 감소되는 경우가 많지만, 힘이 실린 박병호의 타구는 담장을 손쉽게 넘긴다.

올해 MLB 홈런 중 가장 높게 떴던 타구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4월 6일 저스틴 벌랜더를 상대로 뽑아낸 44.5m짜리였다. 그러나 그 홈런의 비거리는 124.7m로 박병호에 못 미쳤다. 올 MLB에서 35m 이상 뜬 홈런 중 비거리가 가장 길었던 것은 박병호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박병호가 17일 기록한 홈런은 1호 홈런(발사각 30.7도)보다 낮은 22.6도로 출발해 최고 높이가 27.7m에 그쳤지만, 엄청난 힘이 받쳐주면서 공기 저항을 무시하듯 쭉쭉 뻗어나가 타깃필드 역사에 남을 대형 홈런이 됐다.

'선풍기 삼진'은 성장통

박병호는 국내 시절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장 많은 홈런을 치면서, 가장 많은 삼진을 당했다. 지난해엔 3.3타수당 1개 꼴로 삼진을 당해 전력을 다한 스윙의 '대가'를 치렀다. 박병호는 최근 2경기 활약에도 불구, 타율이 0.194(31타수 6안타)에 그치고 있다. 출전한 9경기에서 당한 삼진은 무려 14개. 2.2타수당 1개꼴이다. KBO리그보다 5~6㎞ 정도 빠르면서도 변화 있는 직구를 아직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상대 변화구에도 어이없이 헛스윙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 미네소타의 신문 1면도 박병호일까. 시범경기 당시 자신의 사진 기사가 난 신문을 들고 눈을 동그랗게 뜬 박병호의 모습. ‘강타자가 잘 쳐냈다(Slugger makes good contact)’고 적혀 있다.
오늘 미네소타의 신문 1면도 박병호일까. 시범경기 당시 자신의 사진 기사가 난 신문을 들고 눈을 동그랗게 뜬 박병호의 모습. ‘강타자가 잘 쳐냈다(Slugger makes good contact)’고 적혀 있다. /트윈스 인스타그램

박병호의 올 시즌 홈런 두 방의 구질도 슬라이더였다. 아직 시속 150㎞를 넘는 직구를 공략해 뽑아낸 안타가 없다. 박병호는 17일 홈런에 대해 "슬라이더를 노리고 자신 있게 휘둘렀다. 제대로 맞아 넘어갈 줄 알았다"면서도 "아직 패스트볼에 대한 타이밍을 못 맞추고 있다"고 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삼진이 첫 다섯 경기에서 11개였으나 이후 4경기에선 3개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경기에선 올 시즌 처음으로 삼진이 없었다.

박병호가 빠른 볼에 타이밍을 맞추면 어떻게 될까. 빠른 볼은 변화구보다 반발력이 커 제대로 맞으면 더 멀리 날아간다. 박병호의 17일 홈런은 대폭발의 예고편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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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