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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손연재(리듬,곤봉,기계체조)

양2(양학선의 신기술), 도약직전 보폭 2m80㎝를 사수하라

양2(양학선의 신기술), 도약직전 보폭 2m80㎝를 사수하라

  • 최수현 기자

    입력 : 2013.09.28 03:02

    [新기술 장착한 양학선, 세계선수권서 北리세광과 첫 격돌]

    -도마의 神, 대회 2연패 도전
    기존 기술에서 반 바퀴 추가, 공중서 1260도 회전 후 착지
    -도약직전 보폭 3m 넘으면
    도마 정확히 못 짚고 몸 쏠려 착지할 때 주저앉을 가능성 커

    '도마의 신(神)'으로 불리는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1·한체대)이 새로운 기술로 무장하고 세계선수권 2연패에 도전한다.

    양학선은 오는 30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개막하는 제44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24일 출국했다. 30일부터 이틀간 예선을 치르며 도마 종목 결선은 대회 최종일인 다음 달 6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세계 최고 난도의 신기술 '양학선'(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3바퀴 비틀기)으로 정상에 오른 그는 이번에 또 다른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북한의 체조 영웅 리세광(28)과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이다.

    ◇남북 '도신' 첫 대결, 승자는

    양학선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 도쿄 세계선수권,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도마 금메달을 휩쓸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 2007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낸 리세광은 양학선이 우승한 대회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2010년 아시안게임 직전 북한 체조 대표팀이 선수 나이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져 국제체조연맹(FIG)으로부터 2년간 국제 대회 출전 정지를 당했다.

    
	양학선, 또 하나의 신기술 '양2(가칭·난도 6.4점 예상)'
    리세광은 작년 11월 양학선이 출전하지 않은 아시아선수권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리세광'(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몸 굽혀 뒤로 2바퀴 돌며 1바퀴 비틀기)과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무릎 편 채 몸 접어 2바퀴 돌고 반 바퀴 비틀기)를 연기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기술의 난도는 각각 6.4점. 올 시즌 난도가 하향 조정된 '양학선' 기술과 난도가 같다.

    양학선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과 '쓰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3바퀴 비틀기·난도 6.0점)을 연기했다. 두 기술의 난도를 합하면 양학선(12.4점)이 리세광(12.8점)에게 0.4점 뒤진다. 양학선은 작년 말부터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쓰카하라 트리플'에서 반 바퀴 더 비틀어 공중에서 1260도 회전하는 기술을 국제무대에서는 처음으로 이번에 선보일 예정이다.

    ◇'2m80㎝'의 비밀

    양학선이 세계선수권에서 새로운 기술을 성공할 경우 FIG 기술위원회 심의를 거쳐 규정집에 공식 등재된다. 양학선의 이름을 딴 또 하나의 기술 '양2'가 탄생하는 것이다. 대한체조협회는 신기술 '양2'가 난도 6.4점을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세광
    리세광
    '양학선' 개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박사가 기술 연구에 참여했다. 양학선이 '양2'에 성공한 경우와 실패한 경우 영상을 비교 분석해 '성공의 비밀'을 찾아냈다. 공중에서 3바퀴를 비트는 '양학선'과 '쓰카하라 트리플'을 연기할 때는 체공 높이(몸이 가장 높이 떴을 때)가 2m95㎝쯤 됐다. 반 바퀴를 더 비트는 신기술의 경우 10㎝가량 더 높아져 3m5㎝에 달했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발구르기 단계다. 도움닫기를 하며 25m를 달려와 구름판을 밟기 직전 마지막 보폭이 2m80㎝일 때 안정적인 착지로 연결됐다. 마지막 보폭이 3m를 넘어가면 구름판을 힘차게 밟지 못하고 도마를 정확히 짚지 못했다. 그 결과 몸이 앞으로 밀려나가면서 엉덩방아를 찧는 불안정한 착지로 연결됐다.

    송 박사는 "'쓰카하라 트리플'은 도마를 보면서 착지해 중심을 잡기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신기술은 도마를 등지고 착지하면서 무게중심이 몸 뒤쪽에 위치하게 된다"며 "착지할 때 몸의 균형을 잡기가 더 어렵고 허리와 발목 등에 더 큰 부하가 걸리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