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만 말한다"는 당신은 100% 정직한가
입력 : 2013.05.18 03:00
性 추문 휩싸여 법정에 선 클린턴, 변호사였던 그도 자신의 변호사 속여
'법=정의'가 될 수 없는 이유… 인간은 본래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
스티븐 러벳 지음|조은경 옮김
나무의철학|298쪽|1만6000원
법이 정의를 실현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독자라면, '정의가 곧 법이라는 그럴듯한 착각'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정말 '그럴듯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인간의 정직성 또는 솔직함이 사법 체계의 작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주로 소개하고 있다. 법과 정의의 문제도 일부 다루기는 하지만, 정확한 주제는 인간의 솔직함과 사법 체계 사이의 긴장 관계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정직성이나 솔직함은 사람이 부도덕해서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포함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의 '불완전성'과 더 관련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편견, 선입견, 자기중심주의, 자기 확신, 자존감, 이기심, 탐욕, 착각, 권위주의, 불신감, 냉소주의를 갖고 있다. 이런 인간적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그래서 누구도 사물을 객관적으로 볼 수도, 남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도 없다. 그래서 누구도 솔직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법 체계에 참여하는 소송 당사자, 변호사, 법관도 마찬가지다. 흔히 "재판을 통해 진실을 가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거나 전달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인간의 불완전성 때문에 법정에서 다투는 진실은 실제의 진실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 칠레 일간지‘라오라’1998년 8월 18일자 1면에 실린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 사진.“모니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 클린턴의 코를 피노키오처럼 늘려 놓았다. /AP
저자는 심리 전문가, 조사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등을 인용해 얼굴 표정을 보고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맹인 판사도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그런데도 판사가 니캅을 걷어올리라고 한 것은 증언할 때는 얼굴 표정을 봐야 한다는 선입견과 법정의 오랜 전통, 법정에서는 판사가 왕이라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다양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진실 입증의 어려움'을 소개해 비교적 잘 읽히지만,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안이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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