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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재/ 세계정세

[Weekly BIZ] [칼럼 Outside] 中 인터넷 소매시장 年평균 110% 성장… 알리바바 있는 항저우 혁신 중심지로 떠올라

[Weekly BIZ] [칼럼 Outside] 中 인터넷 소매시장 年평균 110% 성장… 알리바바 있는 항저우 혁신 중심지로 떠올라

입력 : 2013.05.17 13:02


	리처드 쿠퍼 하버드대 교수
리처드 쿠퍼 하버드대 교수
많은 사람은 기술 혁신 중심지 하면 가장 먼저 실리콘밸리나 시애틀, 서울 같은 곳을 떠올릴 것이다.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 인텔, 삼성 같은 기업들의 탄생지이다. 하지만 요즘 중국에선 인터넷 소매가 급격히 부상함에 따라 중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알리바바의 근거지 항저우가 이런 도시들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27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지분 18%를 사들이기도 했다.

중국의 인터넷 소매시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크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2100억달러에 달했다. 2003년 이후 연평균 110% 이상씩 성장했다. 중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겨우 30% 정도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인터넷 소매 매출은 전체 소매 매출의 5~6%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과 비슷한 수치이다. 중국 인터넷 소매업체의 에비타 마진율(영업이익+감가상각비)은 8~10% 정도인데, 이는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의 평균 이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전자 상거래에는 두 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 첫째, 인터넷 소매거래의 약 90%가 이베이나 아마존과 유사한 범용 인터넷 장터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많은 기업과 소매상, 개인들이 참여해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는 특정 인터넷 소매업체가 독자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경우가 인터넷 소매 거래의 70%를 차지한다. 그것이 온라인만 운영하는 업체든 카르푸·월마트·딕슨즈 같은 전통적인 소매업체든 말이다.

둘째,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서 온라인 구매는 단지 오프라인을 대신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즉, 중국의 인터넷 소매는 부가 소비를 유발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으로 1달러어치를 사는 경우 보통 추가로 0.4달러어치를 더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국가에서 소매업은 3단계로 발전했다. 처음엔 지역 업자들이 지배하고, 다음 단계에선 전국적인 업체가 등장하고, 마지막엔 인터넷 소매업이 부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전국적인 업체가 별로 없다. 현재 중국의 톱 5 소매업체는 시장의 20% 미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인데, 이는 미국의 60%와 대비된다. 중국에서는 또 알리바바와 360buy.com 같은 인터넷 소매업체들이 톱 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택배업체의 도움으로 전국 곳곳에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중국의 소매 분야는 3단계가 아니라 2단계의 발전 경로를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 인터넷 소매업체는 주요한 전국적 소매업체로 등장한다.

중국의 인터넷 소매는 도시 개발과 레저 활동의 형성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 중심은 주요 도로 또는 쇼핑몰에 있는 상점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이곳에서 소비자들은 쇼핑을 레저 활동처럼 즐겼다.

하지만 중국에선 인터넷 소매 혁명의 영향으로 시내 중심부와 쇼핑몰은 소형화되고, 대신 변두리에 대형 물류센터들이 포진할 것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쇼핑 대신 외식과 같은 다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을 것이다. 이런 변화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