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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재/ 세계정세

"한국, 일본 따라오려면 멀었다" VS "20년 내 분명 역전시킨다"

"한국, 일본 따라오려면 멀었다" VS "20년 내 분명 역전시킨다"

ECONOMYCHOSUN·embrain 공동 한·일 국민 설문조사

“올해 일본 경제는 분명 좋아진다.”(일본 국민)

“아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경제 상황이 작년과 비슷할 것이며 아베노믹스(아베 정부 경제정책)가 일본 경제, 기업에 활력을 주기는 힘들다.”(한국 국민)

한·일 양 국민들은 한·일 경제에 이렇게 다소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또 한국 기업들의 추격이 일본 국민들에게는 다소 위기감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20년 이내 한국 경제가 일본을 추월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한국 국민들은 20년 이내 한·일 경제 상황이 충분히 역전될 수 있다고 응답해 대조를 보였다.

올 초부터 일본 정부의 강력한 환율 정책은 한·일 경제, 산업 전반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 경제 상황을 일본 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본 응답자의 41.4%는 ‘작년보다 조금 좋아질 것’이라고 대답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또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대답이 35.4%로 뒤를 이어 일본 경제가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한국 국민들은 가장 많은 36.8%가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작년보다 약간 나빠질 것’(31.4%)이라는 대답이 ‘작년 보다 조금 좋아질 것’(19.4%)보다 높게 나와 올해 경제 상황을 다소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상대국 경제에 대한 전망에서도 일본 국민들은 ‘작년과 비슷할 것’(28.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24.8%는 ‘작년보다 약간 나빠질 것’, 13.0%는 ‘작년보다 훨씬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해 대체로 한국경제가 침체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국 국민, “아베노믹스 여파 걱정된다”

반면 한국 국민들 역시 올해 일본 경제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가 ‘작년과 비슷할 것’(36.4%)이라고 대답했지만 ‘약간 나빠질 것’(27.8%)보다는 ‘약간 좋아질 것’(20.6%)이 많아 경제 회복에 더 무게를 뒀다. 상대국 경제 전망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일본 국민은 25.4%, 한국 국민은 4.0%여서 관심도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 기업에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일본 국민들은 44.0%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한국 국민들은 33.4%가 ‘아니다’라고 대답해 견해차가 뚜렷했다.

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일본의 ‘엔저 정책’이 한국 기업들에게 얼마나 부담이 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0%가 ‘약간 부담거리가 될 것’이며 25.6%는 ‘큰 부담거리가 될 것’이라고 대답해 일단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세부적으로 엔저 효과가 일본의 어떤 업종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양 국민 다수가 ‘자동차산업’(일본 30.0%, 한국 25.0%)을 꼽았다. 자동차 산업은 양국 모두의 수출 주력 업종인 데다 세계 양대 거대시장인 미국, 중국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지난해까지 상황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지키는 입장이었다면, 한국 자동차 업계는 약간이라도 점유율을 높이려는 구도였다.

그러나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는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수혜업종과 관련(중복 응답)해 일본 국민들은 ‘기계·철강’(18.2%), ‘가전업’(16.9%), ‘관광업’(10.0%) 순인 반면 한국 국민들은 ‘관광업’(17.5%), ‘가전업’(15.6%), ‘IT업’(13.4%) 순이었다.

최근 한국 내에서는 일본 경제를 뛰어넘자는 기류가 강하다. 삼성전자가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을 누르고 세계 1위로 도약하면서 ‘극일’(克日) 기류는 더욱 뚜렷해진 모습이다. 과연 20년 내 한국 경제 규모(국내총생산 등)가 일본 경제를 넘어 도약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양국 간 견해차가 뚜렷했다. 일본 국민들은 39.8%가 ‘20년 이내 불가능하다’고 대답해 가장 높게 나온 반면 한국 국민들은 ‘11~19년 이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27.0%로 가장 많았다. ‘6~10년 이내’와 ‘5년 이내’를 선택한 의견도 각각 27.0%, 14.0%를 기록해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제조업 수준에 대해서는 양 국민 모두 아직까지는 일본이 한국보다 한 수 위 수준이라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일본 국민들은 절반을 넘는 52.0%가, 한국 국민들은 46.8%가 한국보다 일본이 우위에 있다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일본 국민들은 삼성, 현대차, LG 등 한국 대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일본 대기업들의 경쟁상대로 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하는 모습이었다. 경쟁 상대인지를 묻는 질문에 일본 응답자의 68.4%가 ‘그렇다’고 대답해 ‘아니다’(21.6%)라는 의견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한 ‘IT신기술’·일 ‘탄탄한 중소기업’ 장점

일본 국민이 보는 한국 경제의 장점은 과연 무엇일까. 중복 선택 방식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25.8%와 22.8%는 ‘IT 등 신기술 투자’와 ‘정부 주도형 경제정책’을 선택했고 19.3%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을 지목했으며 ‘우수한 교육시스템’이라는 응답도 15.8%를 기록했다. 반대로 한국 국민들은 일본 경제의 장점으로 ‘탄탄한 중소기업’(29.1%), ‘기초기술을 다량 보유한 것’(28.3%)이라고 대답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상대국 경제의 불안요인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중복 응답식으로 진행된 설문에서 일본 국민들은 가장 많은 20.2%가 ‘남·북한 대립’을 선택했고 그 뒤를 ‘대기업 위주의 경제시스템’(17.1%), ‘수출의존형 경제시스템’(16.8%), ‘정치 불안’(15.8%), ‘정부 재정악화’(13.5%)가 이었다. 반면 한국 국민들은 일본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고령화 사회 진입’(33.1%)을 선택했으며 ‘국제적 반일 감정’(22.1%), ‘환율 불안’(13.3%), ‘정치 불안’(10.7%)을 선택한 의견도 상당했다.

이번 양국 경제·산업 인식조사는 <이코노미조선>이 온라인 여론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2월8일부터 14일까지 한·일 양국 수도권(한국은 서울·경기·인천, 일본은 도쿄·사이타마·카나가와·치바) 거주자 30~50대 성인남녀 500명씩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 이코노미조선
송창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