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정희 전 대통령/한국 키운 실버들(독,광부,간호부등)

72세 현역의 충고… "5060(50~60대), 사회의 짐 아닌 자산"

72세 현역의 충고… "5060(50~60대), 사회의 짐 아닌 자산"

  • 정철환 기자
  • 입력 : 2013.05.09 03:04

    [은퇴 전문가 샌드라 티머맨 美 메트라이프 부사장]
    젊다고 생각하고 젊게 살아… 정부·기업 활용 방안 찾아야
    다양한 연령 섞여 일한 기업, 생산성 훨씬 높게 나와
    61세부터 다시 활발한 활동… '제2 성년기 '찾아온다

    "지금의 50~70대는 과거에 비해 육체적·정신적으로 훨씬 젊고, 현명하며, 의욕이 넘칩니다. 5060세대는 우리 사회의 짐(liability)이 아닌 자산(asset)입니다."

    샌드라 티머맨(Timmerman·사진) 미국 메트라이프 부사장은 올해 72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인생 2모작을 강조하는 은퇴 전문가다웠다. 티머맨 부사장은 미국계 보험사 메트라이프 산하 시니어마켓연구소(MMI) 소장으로 고령화 사회와 장·노년층 문제의 전문가다.


    샌드라 티머맨 미국 메트라이프 부사장은 “한국과 미국의 50대와 60대는 은퇴 이후에도 계속 부모와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등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많은 세대”라며 “이 세대는 우리 사회의 짐이 아닌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샌드라 티머맨 미국 메트라이프 부사장은 “한국과 미국의 50대와 60대는 은퇴 이후에도 계속 부모와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등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많은 세대”라며 “이 세대는 우리 사회의 짐이 아닌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메트라이프생명 제공
    최근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함께 한국의 베이비부머(47~55세)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지난 2일 서울에서 발표했다. 연구 결과를 묻자 그는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은퇴를 불과 몇년 앞두고 있는데도 재무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은퇴 후 수십년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계획이나 준비가 거의 안 되어 있다"면서 한국의 베이이부머를 걱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5060세대는 미국의 베이비부머(40대 후반~60대 중반)와 비슷한 점이 정말 많다"고 했다. 우선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샌드위치 세대'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베이비부머의 75%가 자녀를 재정적으로 돕고 있고, 40%는 손자·손녀들의 양육비까지 돕고 있다"고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손녀의 학비를 대거나 컴퓨터·스마트폰을 사주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5060세대는 (그 앞뒤 세대보다) 교육 수준도 높고, 재정적 형편도 나은 편"이라며 "결국 '은퇴'의 시기에 이르러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이는 (고령화 사회의 진전에 따라) 앞으로도 일정 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기업이 5060세대의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한국·미국의 5060세대는 스스로 매우 젊다고 생각하고, 젊게 살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면서 "연구 결과를 보면 5060세대는 지적(知的)으로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했다. 의사결정이나 전략적 판단 능력은 오히려 나이가 먹을수록 더 발달한다는 것이 뇌 과학자들에 의해 증명됐다는 것이다. 티머맨 부사장은 "이런 점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5060세대는 여전히 인적 자원으로서 충분히 가치 있는 세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관점에서 봐도 5060세대는 소비자로서, 근로자로서 여전히 가치가 높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미국 기업들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섞여서 같이 일할 때 훨씬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50~60대와 젊은 직원들 간에 서로 경험과 신지식을 배우고 가르치는 호혜(reciprocity)의 관계가 있더라는 것이다. 그는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근로 윤리가 뛰어나고,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높아 조직 전체에 상당한 본보기가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제2의 성년기(Adulthood 2.0)'라는 말이 주목받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21세부터 60세까지의 '제1의 성년기'가 지나면 61세부터 다시 경제적·사회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제2의 성년기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또 40대부터 일찌감치 제2의 성년기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퇴직해 경제적 혹은 다른 이유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수십년을 보내는 것보다 제2의 성년기를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계획하고 준비하자는 움직임이 많다"고 했다.

    미국 정부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50~60대 직업 재교육 프로그램과 지원 펀드를 마련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