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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재/개성공단(북한지역))

英 가디언 "초코파이, 北서 '전설적인 지위'에 올라"

英 가디언 "초코파이, 北서 '전설적인 지위'에 올라"

  • 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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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5.02 20:46 | 수정 : 2013.05.02 20:48

    
	英 가디언 "초코파이, 北서 '전설적인 지위'에 올라"
    “세계 지도자들이 온갖 원조·강의·제재를 통해서도 이루지 못한 일들을 작고 달콤한 먹을거리가 이뤄냈다.”

    영국 가디언이 1일 “초코파이가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한국에서 만든 마시멜로가 든 파이가 평양에서 거의 ‘전설적인 지위(legendary status)’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에서 초코파이는 한국의 경제적인 우위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존재로, 북한 사람들은 초코파이를 비롯한 한국의 문화를 접하면서 더는 ‘한국이 미국의 압제 속에 불행해졌다’는 당국의 거짓말을 믿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초코파이는 북한 근로자 5만여 명이 상주하는 개성공단에서 근로자들에게 배급된다. 남한의 공장주들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현금으로 보너스를 주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초코파이를 인센티브의 일종으로 이용하고 있다. 북한에서 초코파이는 원래 가격에 세배 정도로 밀거래되면서 거의 ‘전설적인 지위’를 얻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의 박석일 정책연구국장은 “북한 사람에게 초코파이가 남쪽에서 온 물건이란 사실은 오히려 초코파이를 더 갖고 싶어하게 만드는 유인”이라고 했다. 북한에서 돈이 있는 이들은 외국 DVD를 사고, 더 돈이 많으면 외국에서 만든 휴대 전화기를 산다.

    북한 주민들은 한 달간 노역형을 살아야 하는 위험을 무릅쓰면서 금지된 청바지를 입기도 한다. 박 국장은“나선 출신의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도망친 가장 큰 이유가 입고 싶은 옷을 마음껏 입지 못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가디언은 “북한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눈을 돌리면서 내부 불만을 키워나간다는 의미”라며 “이는 북한 지도자들에게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