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16 15:44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추신수(31)가 만능 선수로서 진면목을 또 한 번 보여줬다.
추신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개막 후 13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타보다 더 돋보인 게 있었으니 바로 7년 만에 나온 희생번트였다.
2-2 팽팽히 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추신수는 좌완 투수 제레미 호스트의 초구 89마일(143km) 패스트볼에 곧장 번트 동작을 취했다. 준비 자세에서는 전혀 번트 미동도 없었지만, 추신수는 재빨리 배트를 반토막으로 잡은 뒤 공을 맞혀 투수 앞으로 굴렸다. 타구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완벽한 희생번트로 이어졌다.
사실 추신수의 번트는 홈런보다 더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추신수는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자리를 잡은 이후 줄곧 중심타자 또는 1번타자로 활약했다. 번트를 댈 기회가 많지 않았다. 추신수 정도 되는 타자라면 번트보다는 타격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신시내티는 최근 5연패로 주춤한 상황이었고, 어떻게든 이겨서 분위기 반전을 할 필요가 있었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동점 상황에서 과감하게 추신수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고, 추신수는 감독의 사인에 따라 완벽한 작전수행능력으로 보답했다. 결국 신시내티는 추신수의 희생번트로 잡은 1사 2루에서 잭 코자트의 2루타, 조이 보토의 고의4구로 만루를 만든 뒤 브랜든 필립스의 2타점 우전 안타로 승부를 갈랐다. 어떻게든 이기고자 하는 베이커 감독 의지가 추신수의 번트로 나타났다.
추신수의 희생번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두 번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었던 지난 2006년 9월1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6년7개월4일 날짜로는 무려 2409일만의 희생번트였다. 하지만 추신수는 마치 희생번트를 자주 댄 선수처럼 전혀 어색함없이 플레이했다. 홈런이면 홈런, 번트면 번트 못 하는 게 없는 만능 선수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이 같은 추신수의 플레이는 꾸준한 연습과 노력의 결과다. 그는 "번트는 잘 안 하던 것이라 긴장은 됐다. 하지만 번트 연습을 계속 해왔고, 연습한 대로 한 것이 좋은 결과 이어졌다. 오랜만의 번트였지만 어색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번트 댈 일 거의 없는 선수이지만 평소 연습 시간에 번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중요한 순간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을 수 있었다.
단순히 번트 뿐만이 아니다. 신시내티 구단 관계자는 "추신수는 홈경기 때마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한다"고 증언했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30분 이상 빼먹지 않는다. 추신수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무조건 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것"이라며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내가 계속 해왔던 것을 하는 것일 뿐"이라는 말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몸에 배인 추신수의 철저한 준비성은 그를 오늘날 만능 메이저리거로 만들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추신수의 희생번트에서 그의 야구인생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waw@osen.co.kr
<사진> 신시내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 추신수, 7년만의 희생번트로 5연패 탈출 스포츠조선=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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