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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보아와 k-pop(악동 뮤지션)

[김영수의 경제포커스] '악동' 뮤지션이 노래하는 청년 백수

[김영수의 경제포커스] '악동' 뮤지션이 노래하는 청년 백수

  • 김영수 조선경제i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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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4.02 23:12

    김영수 조선경제i 대표
    요즘 이찬혁(18)군과 이수현(15)양 남매로 구성된 '악동(樂童)' 뮤지션의 인기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악동 뮤지션은 한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찬혁과 수현은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몽골 초원에 살면서, 홈 스쿨링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오디션에 응모했다.

    듀엣에서 작사, 작곡, 기타 반주까지 담당한 찬혁군은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해 악보(樂譜)를 못 읽는다. 대신 그림과 문자를 사용한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작곡을 한다. 하지만 그가 만든 노래를 들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이 아마추어 가수 남매가 자작곡을 발표하면, 다음 날 거의 모든 음원 차트에서 기존 가수들을 제치고 랭킹 1~2위에 오른다. '다리 꼬지 마' '매력 있어' '못난이' '크레센도'를 노래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항상 조회 수 수백만 건을 기록한다.

    도대체 악동 뮤지션이 이렇게 인기 있는 비결은 뭘까? 참신한 발상과 뻔하지 않은 멜로디, 그리고 공감을 부르는 가사다. 찬혁군이 쓴 '라면인 건가'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를 보자.

    "오늘 아침에도 내가 뭘 했는지 몰라. 내게 아침이란 게 있나. 한 아마 12시쯤에서 일어났겠지. 걷는 게 귀찮아서, 배로 누운 그대로 여기저기 닦다 보니 안 해도 돼. 걸레로. 청소 말이야. 계란말이 하나 밥상에 올라도 이게 웬 떡이야. 날마다 찬장을 열어보면, 어제 먹고 남은 반 쪼가리 라면인 건가. 오늘도 내 점심은 라면인 건가. ~ 사실 내 맘은 이렇지 않은데, 하고 싶은 거 많고, 의미 있는 일분을 살고 싶어도, 시간은 가는데. 하루종일 TV가 켜져 있어. 그 속에 웃음이 가득하지만, TV에 비치는 내 모습은 점점 비만이 돼 가. 나의 미래가 띵띵 불어버린 라면인 건가."

    찬혁군은 청년 백수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는 악동 뮤지션의 노랫말에 공감하면서, 아픔을 치유받는다.

    '일자리가 없으면 영혼까지 파괴된다'는 말이 있다. 부모님 잔소리를 피해 밤새도록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편의점 알바 하고 받은 돈으로 컵라면을 사먹는 백수들에게 무슨 희망이 있을까. 돈이 없으니 연애도 제대로 못 하고, 결혼은 엄두도 못 내고, 아이를 낳는 것은 딴 나라 이야기다. 정부 통계로 39세 이전 청년 실업자는 200만명에 달한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많은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경기를 활성화시켜, 기업들이 더 많은 인재를 채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일본 아베 총리를 보라. 과감하게 경기 부양책을 밀어붙이면서 일본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 않은가?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과거에는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 시장에서 즉각 반응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대단한 정책이 나와도 시장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야당이 반대하면 진척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국민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도 국회에서 14개 법안을 손봐야 한다. 벌써부터 민주당은 '주택 투기 조장 우려가 있다'며 개별 사안에 대해서 손을 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렇게 국회에서 옥신각신하는 동안 정책 효과는 사라질 게 분명하다. 우리 청년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만큼은 정치권이 손을 잡고 빨리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