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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드러낸 호랑이 다시 '넘버 1 !!!!!!!!!!!!!(연인 린지 본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우승 축하인사)'

이빨 드러낸 호랑이 다시 '넘버 1 !!!!!!!!!!!!!(연인 린지 본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우승 축하인사)'

  •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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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3.27 00:59

    [우즈, 세계 1위 복귀… 세 사람 덕에 '제2 전성기']
    PGA 통산 77번째 우승 "행복해지고 자신감 찾았다"

    타이거 우즈(38·미국)는 26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대회 통산 8번째이자 PGA투어 통산 77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나서 기자회견을 위해 미디어 센터로 들어가기 전 한참 뜸을 들였다. 자신의 스마트폰에 들어온 여러 축하 메시지를 들여다보며 우즈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들여다본 메시지에는 1주일 전 서로 페이스북으로 공식 연인 관계임을 밝힌 '스키 여제' 린지 본(29·미국)의 것도 들어 있었다. 본은 우즈가 우승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넘버 1 !!!!!!!!!!!!!"이라는 짧고 강렬한 글로 우즈가 2010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을 기뻐했다.

    많은 기자가 기자회견에서 우즈와 질문을 주고받으며 인상 깊게 느낀 것은 "우즈가 다시 행복해졌고 자신감을 회복했다"(골프닷컴)는 사실이었다.

    2009년 11월 성추문이 불거진 이후 섹스 중독 치료와 이혼, 무릎 수술 등 감당하기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우즈는 한때 세계 랭킹 58위까지 추락했다. 사상 최고의 골퍼라는 칭송을 듣다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우즈를 젊은 골퍼들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나머지 선수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우즈는 늙고 병든 호랑이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다. '새로운 황제'로 떠오르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우즈가 세계 1위 자리를 다시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우즈는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이렇게 우승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세계 1위 자리에 복귀한 데는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준 연인 본과 전성기 퍼팅 감각을 되찾게 해준 친구 스티브 스트리커, 그리고 2010년 PGA챔피언십 이후 코치를 맡으며 훈련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준 코치 션 폴리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우즈는 이날 본과의 만남이 정신적인 안정에 도움이 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너무 많은 것을 읽어내려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한 스키 리조트에 두 사람이 함께 머물면서 열애설이 불거지자 파파라치들이 이들의 뒤를 쫓았다. 그러자 서둘러 둘의 교제 사실을 공식화할 정도로 새로운 인연에 대한 우즈의 기대가 크다는 게 우즈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2010년 이혼 후 우즈가 이성 관계를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은 가까운 친구에게 "우즈가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해준다"며 "우즈를 만나면서 그의 과거와 연결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사진)타이거 우즈가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에서 끝난 미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18번홀에서 긴 거리의 파 퍼트가 살짝 빗나가자 아쉬운 듯 퍼터를 물며 웃고 있다. 우즈는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2년 5개월 만에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했다. (아래 왼쪽부터)마음 잡아준 연인, 퍼팅 과외해준 친구, 훈련 몰입케 한 코치. /AP 뉴시스
    지난주 캐딜락챔피언십을 하루 앞두고 친구 스트리커에게 45분간 '퍼팅 레슨'을 받은 이후 한 대회 최소 퍼팅 수(100개)를 기록하며 우승했던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도 절정의 퍼팅 감각을 보였다. 당시 스트리커는 우즈에게 퍼팅 어드레스 때 손의 위치와 몸의 정렬 등 기본적인 내용을 조언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퍼팅 수 110개를 기록했지만 3~6m 거리 퍼팅 28개 가운데 19개에 성공했다. 우즈는 거리별 성공 여부에 따라 가중치를 두는 퍼트지수(Strokes Gained-Putting)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1973년 US오픈에서 우승했던 TV 해설가 조니 밀러는 "최근 우즈는 자신 있게 퍼터로 공을 굴리고 있으며 기계보다 더 정확하다"고 격찬했다. 미국 언론들은 "마스터스를 얼마 앞두고 우즈에게 퍼팅 레슨을 해준 스트리커에 대한 다른 골퍼들의 감정이 어떨지 궁금하다"고 했다.

    우즈는 퍼팅뿐만 아니라 아이언 샷과 웨지 샷, 드라이버 샷에서도 전반적으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즈가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훈련에 할애하면서 쇼트 게임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는 평을 듣는다. 이는 3년 가깝게 코치를 맡고 있는 션 폴리와 함께하면서 우즈가 훈련에 재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운동생리학 등 과학적인 지식에 바탕을 두고 레슨하는 것으로 유명한 폴리는 우즈에게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파워를 전달하는 스윙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