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맘 콤플렉스 떨치고 '지금'에 충실하세요"
조선일보 | 이해나 맛있는공부 기자 |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2013.03.24 15:57
젊은 엄마보다 빠릿빠릿하지 못한데… '그 나이에 웬 자식?' 시선도 불편…
지난 2011년 만 40세 이상 산모의 자녀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 10년 전(5445명)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산모
연령이 만 35세 이상일 경우를 가리켜 '고령 출산'이라고 일컫는 걸 보면 늦둥이 숫자도 꽤 늘어난 셈이다. '부모 정보력=자녀 학업성취도'로
여겨지는 최근 풍토 탓에 (정보력 부족으로) 고전 중인 '늦둥이 맘'의 고민도 깊어간다. 육아도 힘에 부치는데 아이 또래 학부모와의 경쟁까지
버텨내야 하는 이들의 한숨에 착안, 늦둥이 자녀를 어엿하게 키워낸 '선배 맘'의 조언을 취합했다.
◇젊은 엄마 부러워 말고
'나만의 장점'에 집중을
- 정지행(사진 오른쪽)·최승은씨는 “자신을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지 말고 아이에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기자·이신영 기자

얼마 전 한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에 다음과 같은 고민이 올라왔다. "늦둥이 아이를 사립 초등학교에 보냈는데 다른 엄마에 비해 제가
빠릿빠릿하지 못해 고민입니다. 다들 운전도 잘해 아이 등·하교는 물론 학원도 재빨리 데려다주곤 하던데 전 둔해서 운전 배우기도 쉽지 않네요."
좀 다른 유형의 고민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큰아이에게 늦둥이 동생 사교육비를 일부 부담해줄 수 없겠냐고 했더니 대뜸 제게 화를 내네요.
큰아이와의 관계가 틀어지진 않을까 신경 쓰입니다."
한의사 정지행(48)씨가 만 40세에 낳은 늦둥이 아들 이평화군은 올해 초등
2학년이 됐다. 반에서 가장 키가 큰 이군은 친구들 사이에서 '만능 운동 선수'로 통한다. 그는 이 고민에 대해 "왜 완벽하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전 평화를 임신했을 때 하루도 빠짐없이 6㎞씩 걷고 1㎞씩 수영을 했어요. 이런 저도 체력 저하를 실감하는데 젊은 엄마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죠. 또 우리 나이쯤 되면 아이가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 100점 받는다고 인생에서 성공하는 게 아니란 것 정도는
경험상 알고 있잖아요. 괜한 욕심에 사로잡혀 아이와의 관계를 망치는 건 어리석은 일이에요."
정 원장은 "본인의 약점에 집착하지
말고 여유나 안정감 등 (젊은 엄마는 줄 수 없는) '나만의 장점'에 집중해보라"고 조언했다. "전 마흔 살이 넘어서야 신문을 읽기 시작했어요.
이 좋은 걸 내 아이에게도 권하고 싶었지만 강요하긴 싫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신문 읽는 엄마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고, 조선일보사가 진행하는
NIE 수업도 들으러 다녔죠. 그랬더니 불과 석 달 만에 평화가 신문 읽기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늦둥이 맘에겐 그 나름의 '연륜'이 있잖아요.
좀 더 여유를 가져보세요."
◇'지금' 잘 해줄 것… 학부모 커뮤니티 적극 참여
최승은(50)씨에겐 이제
막 중 2가 된 늦둥이 아들 김보천군이 있다. 고교(민족사관고)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 큰아들 김보광(26)씨를 제외한 네 식구는 지금도
매일 살을 부비며 화목하게 지낸다. 그는 민재훈(61세·경북 문경시 문경읍)씨와 윤광미(49세·경기 고양 일산서구)씨의 고민을 듣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민씨는 쉰 살에 늦둥이 아들을 얻었다. 만혼·취업난 등으로 30대가 돼서도 사회에서 정착하지 못하는 청년이
수두룩한 현실은 그에게도 고민이다. '무슨 생각으로 그 나이에 자식을 봤느냐'는 주변 시선도 곤욕스럽다. 최씨는 민씨에게 "지금 당장 잘하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꽉 찬 사랑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컴맹이었던 제가 아이 일상을 기록하려 육아 블로그(blog.naver.com/lea
haltus) 운영을 시작한 것, 환갑을 바라보는 남편이 매일 4㎞씩 뛰며 건강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 모두 그 때문이죠. 이런 게 다
아이 마음에 쌓여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요?"
보천군과 동갑인 아들을 뒤늦게 얻은 윤씨는 터울이 큰 누나 셋과
어울려서인지 "친구들이 유치하다"며 잘 어울리지 않으려는 아들이 혹시 왕따가 되진 않을까, 마음을 졸인다. 최씨는 "엄마끼리 친하면 아이들도
친해지더라"며 "젊은 엄마들처럼 관계 유지에 정성을 쏟긴 어렵겠지만 학교 행사가 있을 때마다 꼭 참석해 친분을 쌓으려 노력해보라"고 조언했다.
"제가 성당에 다니는데 그곳에서라도 자녀 연령대가 비슷한 엄마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제 경우 아이가 과묵한 편이라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의 태반은 알지 못하거든요. 이 경우 엄마들과의 관계가 참 유용해요. 세월이 지나면 부모와 거리감도 생기겠지만 제 품에 있는
동안만큼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주려 노력합니다."
'교육감(교육 대통령)선거 > 초등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야, 알파걸 여중생 (0) | 2013.04.26 |
---|---|
외국인학교 부정 입학자 163명 적발 (0) | 2013.04.11 |
초중고생 28% 스마트폰 3시간 넘게 써‥ 키 안 자라 (0) | 2013.03.20 |
[사설] '교실 폭력은 犯罪니 신고하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0) | 2013.03.14 |
"교직 4년만에 학교暴力 눈감게 되더라" (0) | 2013.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