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3.16 03:01
남자에게 닥친 성폭행 공포
법원, 성폭행 잣대 엄격 적용
하룻밤 쾌락이 인생 망친다
포장마차서 만난 여성과 합의하에
두차례 성관계
다음날엔 거절하는데 또…성폭행 혐의 2년6개월刑
여성이 no하면 멈춰라
키스하면 다 허락한 것 등 상당수가
그릇된 인식 지녀…"여성의 뜻 존중 태도 필요"

이런 여성은 상대 남성에게 성관계를 허락한 것일까? "그렇다"고 답변하는 남성들은 이제 하룻밤에 자신의 인생을 망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30대 남성이 나이트클럽에서 16세 연상의 여성을 만났다. 둘은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술에 취한 여성이 물었다. "두 시간 정도 쉬었다가 갈 만한 데가 없냐?" 남성은 "모텔에 가자. 아무 짓도 안 할 테니 한두 시간만 같이 있자"고 했다. 두 사람은 새벽녘 함께 모텔방으로 들어갔다.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하던 남성은 불쑥 "안아봐도 되겠냐"고 했다. 여성이 "이제 그만 나가라"고 했지만 옷을 벗긴 뒤 관계를 맺었다. 알몸 상태인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복도로 뛰어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모텔방에 들이닥쳤을 때 남성은 "씨X, 이런 데 같이 왔으면 그런 거 당연히 하는 거 아냐"라며 욕설을 했다. 이 남성은 "서로 좋아 격렬한 성관계를 했다"고 말했고, 여성은 "손을 꺾고 나를 때린 뒤 강제로 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성폭행죄로 징역 2년 6개월을 복역했다.
2009년 박모(35)씨는 한 여성(43)과 만나 한 달 만에 성관계를 맺은 뒤 연인이 됐다. 사귀는 2년간 수차례 육체적인 관계를 했다. 2011년 8월 두 사람은 여자 문제로 다퉜다. 박씨는 애인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산책을 하면서 껴안고 키스를 했다. 애인은 "하지 말라"고 했다. 박씨는 '그렇게 해주면 기분이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차 안에서 애인을 눕혀두고 성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박씨는 성폭행 혐의로 신고됐다. 박씨의 애인은 "그동안 다투고 난 뒤 마음이 풀려 성관계를 하곤 했지만 이번엔 강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성폭행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한 번 만나서 여러 번 성관계를 하더라도 상대의 의사를 매번 확인해야 한다. 조모(34)씨는 2010년 서울 종로구의 한 포장마차에서 만난 여성(34)과 합의하에 두 차례 성관계를 했다. 다음 날 아침잠에서 깬 조씨는 다시 성관계를 하고 싶었다. 여성은 성관계를 거절하며 옷과 휴대전화 등을 챙겼다. "지난밤에 이미 두 번이나 성관계를 했는데 아침에 하기 싫다는 건 진심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 조씨는 여성을 침대에 쓰러뜨린 뒤 성관계를 맺었다. 서울고법은 조씨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폭행이 여성은 물론 남성의 공포로 변하고 있다. 물론 "여성은 좋으면서도 일단 '싫다'고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남아있는 남성들에게 적용되는 현상이다. 성관계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좋다"는 답변을 듣지 못하고 성관계를 맺으면 다음날 남성은 경찰서에 불려갈 각오를 해야 한다. '성폭행'을 보는 법원의 기준이 선진국처럼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스웨덴 등에서는 상대가 '성관계를 해도 좋다'고 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성폭행으로 인정한다. 2010년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2)가 2명의 스웨덴 여성에게 성폭행·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지만 콘돔을 하지 않거나 콘돔이 찢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스웨덴은 콘돔 사용을 거부하면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보지 않는다.
캐나다의 시민단체인 SAVE가 시작한‘동의 없는 성관계는 성폭행’이라는 캠페인의 포스터.‘ 여성 을 집에 데려다준다고 해서 당신이 (여성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고 적혀 있다. / SAVCalgary 홈페이지

지난해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한 남성(39)은 '성폭행을 보고(신고)하는 대부분의 여자는 그 사건 이전에 많은 성관계를 가졌다' '여자가 처음 만난 남자의 집에 찾아가는 것은 그와의 성관계를 허락한다는 뜻이다' 등의 항목에 5~6점을 줬다. 수사기관은 "성폭행 피해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왜곡된 성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는 "일부 남성들은 여성들이 성에 대해 '좋아도 소극적으로 표현한다' '키스나 애무를 하는 여자는 끼 있는 여자' 등의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다"며 "성행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의 의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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