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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강 예방

지천이 먹을 거리인 한반도를 한 그릇에… ‘산채비빔밥’

지천이 먹을 거리인 한반도를 한 그릇에… ‘산채비빔밥’

한식이야기. 산채비빔밥

고슬고슬 지은 밥에 고추장 크게 한 숟갈, 참기름 적당히, 종류 가릴 것 없이 냉장고에 묵혀둔 이름 모를 나물들을 듬뿍 넣어 비비면 나만의 산채비빔밥이 완성된다. 체면 차리며 먹을 필요 없고 맛 없을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고급 한정식 식당에서 돈 내고 먹든 자취방에서 혼자 비벼먹든 나름대로의 맛이 있고 매력이 있는 음식이다.

산채비빔밥과 각종 산채들
산채비빔밥은 진채식과 오신채로 비빔밥을 해먹던 것과 가장 형태가 유사하다. 일각에서는 스님들이 산사에서 생활하며 산나물을 이용해 밥을 먹었던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진채식이란 보름날 먹는 묵은 나물을 말한다. 고사리, 호박고지, 오이고지, 가지고지, 시래기 등 햇볕에 말린 갖은 나물을 물에 잘 우려 삶아 무친 것들이다. 오신채는 움파, 산갓, 당귀싹, 미나리싹, 무싹 등 시고 매운 다섯 가지 생채음식을 일컫는 것으로 입춘 절식의 하나다.

일반인들은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야생의 산나물이 산채비빔밥의 재료로 사용 가능하다. 지천에 널린 식물이 천연의 식재료다. 동물성이 배제된 천연 야생 나물들이기에 요즘 유행하는 웰빙 트렌드와 코드가 일치하기도 한다. 가장 원천적인 건강식인 셈이다.

산채비빔밥에 이용되는 산채로는 참나물, 금죽, 취나물, 싸리대, 참딱주, 달래, 씀바귀, 돌나물, 참비름, 산마늘, 모시대, 원추리, 머위 등 수십 종에 이른다. 산에 자생하는 산채는 그 맛과 향기가 독특할 뿐만 아니라 생존 환경의 영향으로 재배식물에 비해 항균, 항암, 항염, 면역,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피토케미컬이 풍부하여 다양한 생리활성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산채비빔밥의 대표적인 곰취는 취나물로 향이 뛰어나 산간에선 귀한 나물에 속한다. 칼륨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나물이나 쌈으로 먹고 제철에 말려 두었다가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베타카로틴이나 폴리페놀 화합물과 같은 미량원소들이 풍부해 발암물질의 활성을 60~80% 억제한다.

수리취는 전국 산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 단백질 3.9%, 당질 13%, 무기물 중에는 칼슘이 46%를 차지해 시금치의 수십 배나 되며, 각종 아미노산도 함유하고 있다. 최근 수리취에서도 암발생 억제 기능을 찾아내 항암식품의 대열에 들었다.

'복(福)쌈'이라 불리는 참취는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것을 막는 항돌연변이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진통, 해독, 타박상에도 두루 쓰인다. 두릅은 벤조피렌이나 트립토판 열분해물과 같은 발암물질의 억제력이 90%나 되고, 돌미나리, 민들레, 달래, 참취, 질경이 등에서도 강력한 암 억제 활성이 나타난다.

산채는 암 발생을 예방도 하지만 이미 발생한 암의 성장을 막는 기능도 있다. 항암효과는 쇠비름, 참취뿌리 등 대부분 산채류의 공통적인 현상으로, 대표적인 나물음식인 산채 비빔밥은 복합 항암제로서 현대인의 최고의 건강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