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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그런 여유가?" 류현진 여유만만 멘탈 화제

"어디서 그런 여유가?" 류현진 여유만만 멘탈 화제

입력 : 2013.02.21 14:59



"도대체 어디서 그런 여유가 나오는가?", "이게 맨날 하던 방식인데".

LA 다저스 류현진(26)의 여유만만한 모습이 미국 취재진도 매우 궁금한 모양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첫 라이브피칭을 마친 뒤 10여명이 넘는 미국 취재진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미국 취재진의 이런저런 질문이 쏟아졌고, 류현진은 시종일관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며 이따금식 영어를 몇마디씩 섞어 답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남다른 여유에 한 미국 기자가 물었다. "새로운 팀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부담이 클텐데 너무 여유있어 보인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여유가 나오는가?". 이에 대해 류현진은 특유의 말투로 답했다. "이게 맨날 하던 방식인데". 미국 취재진도 웃음을 터뜨렸고, 인터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 미국 언론도 류현진에게 훨씬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뀌었다.

류현진의 '멘탈'이 미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부터 멘탈이 남다른 선수로 유명했다. 약체 한화에서 수년간 에이스로 활약하며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여러모로 아쉬운 순간도 많았지만 어느 누구에게 불평불만하지 않고 혼자 모든 것을 감내했다. 그는 늘 힘든 상황에서도 웃는 얼굴이었고, 동료들과도 허물없이 잘 어울렸다.

미국에서도 이 같은 류현진의 멘탈이 빛을 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첫 해로 말도 잘 안 통하지만 동료들과 빠르게 융화되고 있다. 특유의 큰 몸으로 시선을 모으는 그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 동료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이미 내야수 루이스 크루즈, 투수 조쉬 월과도 친해졌다. 그의 바로 옆 라커를 쓰는 베테랑 크리스 카푸아노는 "류는 통역과 같이 다니지만 선수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궁금한 게 적극적으로 묻고 답한다. 지금처럼 노력한다면 영어 실력도 머지 않아 곧 향상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돈 매팅리 감독도 "통역을 통해 의사소통을 나누는 게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잘 적응해내고 있다"며 "그는 언제나 자신감있는 모습이다. 특히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의사소통의 문제나 문화적인 차이에서 적응이 쉽지 않을텐데도 여유를 갖고 즐기려 한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의 옆에는 통역 찰리 김씨가 함께 다니지만 류현진은 영어를 짧게나마 섞어가며 선수들과 직접적으로 어울리고 있다. 탁구도 치고 장난을 치며 즐긴다.

류현진의 멘탈은 단순히 생활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그는 지난 15일 첫 불펜피칭을 했는데 그의 볼을 받은 주전 포수 A.J 엘리스는 "첫 피칭이기에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리 긴장하지 않고 여유있게 던졌다"며 류현진의 멘탈을 단번에 파악했다. 첫 라이브피칭 때는 매팅리 감독을 비롯해 샌디 쿠팩스, 토미 라소다, 릭 허니컷, 마크 맥과이어 등 구단 핵심 수뇌부와 코치가 지켜보는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뿌렸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 신인이다. 그것도 거액을 받고 가장 주목받는 팀에 왔다. 지켜보는 시선이 많은 만큼 대부분의 선수라면 캠프 때부터 뭔가 보여주려고 애쓸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캠프 때는 너무 보여주지 않겠다"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앞둔 지금도 마찬가지. 그는 "홈런이나 안타를 맞아도 좋다. 천천히 적응한다는 기분으로 알아가겠다"고 말했다. 과연 류현진 아니면 누가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여유만만 멘탈은 류현진의 최고 자산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