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21 00:19
MLB 황금 왼팔, 류현진 직접 지도
타자 세워놓고 첫 피칭, 커브만 불안… 쿠팩스 "좀 더 깊게 잡아보라"
조언
체인지업·직구는 "최고" 칭찬 쏟아져
LA 다저스의 전설적인 좌완 투수였던 샌디 쿠팩스(왼쪽)가 20일 류현진에게 커브 그립을 효과적으로 잡는 요령을 알려주고 있다. /최문영 기자

류현진의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레전드급'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체인지업은 구대성(시드니 블루삭스), 슬라이더는 한용덕 전 한화 감독 대행으로부터 전수받았다. 류현진은 "한화에 입단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류현진이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또 다른 대스승과 인연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좌완 투수로 평가받는 '황금의 왼팔' 샌디 쿠팩스(78)를 만난 것이다. 다저스의 특별 고문인 쿠팩스는 18일(이하 한국 시각)부터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쿠팩스는 1950~1960년대 다저스에서 네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1955·1959·1963·1965)을 경험했고, 세 차례 사이영상(최고투수상·1963·1965·1966)과 두 차례 월드시리즈 MVP(1963·1965)를 받았다. 그의 커브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구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체인지업, 슬라이더에 이어 '제3의 무기'로 커브를 연마 중인 류현진으로선 최고의 코치를 만난 셈이다.
'코리안 몬스터'류현진(LA 다저스)이 20일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타자를 상대로 첫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커브 제구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주무기인 직구·체인지업 조합은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그는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시범 경기에 처음 등판할 예정이다. /최문영 기자

20일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 류현진은 이날 입단 후 처음으로 라이브 피칭(타자를 타석에 세워놓고 투구하는 것)을 했다. 상대는 초청 선수 자격으로 캠프에서 훈련 중인 마이너리그 타자 8명이었다. 류현진은 타자 1명당 5개씩, 총 40개의 공을 던졌다. 쿠팩스와 돈 매팅리 감독, 릭 허니컷 투수 코치가 배팅케이지 뒤에서 류현진의 투구를 관찰했다.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위주로 공을 던졌다. 팔꿈치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슬라이더는 던지지 않았다. 타자들은 그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포수 윌킨 카스티요는 "직구가 마치 뱀 같았다(뱀처럼 꿈틀거리며 날아온다는 뜻)"며 "제구가 몸쪽·바깥쪽으로 모두 잘됐고, 특히 타자들은 그의 체인지업이 아주 훌륭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돈 매팅리 감독도 "공이 손에서 나올 때 모양이 아주 좋고,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줄 안다"며 "직구 스피드를 마음대로 조절할 줄 아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커브였다. 류현진의 커브는 몇 차례 포수 미트에 닿기 전에 원바운드가 됐다. 류현진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었다. 국내 시절에도 커브는 류현진의 주무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국내 공인구에 비해 미끄러운 편이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대투수 쿠팩스가 이를 눈치 못 챌 리 없었다. 쿠팩스는 피칭을 마치고 들어가려는 류현진을 붙잡고 "커브 그립을 어떻게 잡느냐"고 물었다. 둘은 이미 이틀 전 서로 인사를 나눈 상태였다.
류현진이 자신의 커브 그립을 보여주자 쿠팩스는 "조금 더 깊게 잡으라"고 조언했다. 손가락을 공 쪽으로 더 깊숙이 밀어 넣어야 공이 미리 빠지는 걸 방지하고 실밥을 더 잘 챌 수 있다는 뜻이었다.
쿠팩스로부터 첫 조언을 받은 류현진은 "쿠팩스처럼 최고의 선수로부터 배우길 원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가 잡던 그립과 큰 차이는 없어서 배우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며 "(조언대로) 해보고 좋으면 그대로 하겠다"고 했다.
다만 류현진은 큰 덩치에 비해 손가락이 짧은 편이라서 쿠팩스의 조언을 그대로 따라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류현진은 다음 불펜 투구 때 쿠팩스와 다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커브를 보완할 계획이다.
◇미국 언론 "류현진, 빠르게 적응 중"
한때 류현진의 흡연과 장거리 달리기 체력 문제를 지적하던 미국 취재진의 시선도 점차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MLB닷컴의 켄 거닉 기자는 이날 기사에서 "류현진이 동료와 스스럼없이 탁구를 즐기는 등 빨리 팀에 적응하고 있다"며 "인터뷰를 할 때 한두 마디 정도는 영어로 한다"고 소개했다.
류현진은 22일 한 차례 불펜 피칭을 하고 나서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시범 경기에 처음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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