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21 03:05
[반값 등록금 시행 1년, 서울시립대 달라진 풍경 살펴보니… 학생들 엇갈린 평가]
한 학기 평균 119만원 납부
학비·생활비
부담 줄어들어 동아리 가입하고 취업 준비
학교에는 등록만 해놓고 재수 준비하는 학생도 많아
"돈 많은 애들도 혜택"
논란도…
교수들 "배정 예산 줄어 강의 준비·연구 힘들어"
서울시립대 학생
8972명은 지난해부터 등록금으로 한 학기 평균 119만원을 내고 있다. 1년에 238만원 선. 그 이전 해 477만원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액수다. 2011년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선거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값 등록금'을 현실화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장
등록금이 비쌌던 한국항공대 연평균 등록금 859만원과 비교하면 27% 수준이며, 지난해 전국 186개 4년제 일반대학 연평균 등록금 664만원을
대입하면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 대학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2학년 윤영서(19)씨는 반값 등록금 첫해인 2012년 입학했다. 윤씨는 "지방 출신이라 자취를 해야 하고 객지 생활하다 보면 용돈이 더 들어가 점수대가 비슷한 학교 중 가장 등록금이 싼 서울시립대를 선택했다"며 "등록금이 비싼 학교에 갔다면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더 많이 하느라 대학 생활에 몰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2학년 윤영서(19)씨는 반값 등록금 첫해인 2012년 입학했다. 윤씨는 "지방 출신이라 자취를 해야 하고 객지 생활하다 보면 용돈이 더 들어가 점수대가 비슷한 학교 중 가장 등록금이 싼 서울시립대를 선택했다"며 "등록금이 비싼 학교에 갔다면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더 많이 하느라 대학 생활에 몰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2월 29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대강당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축사하고 있다. 지난해 시립대 신입생들은‘반값 등록금’혜택을 받은 첫 세대들이다. /뉴시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등록금이 싸다 보니 반수(半修·등록만 하고 재수 학원에 다니는 것)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이다. 공대 한 학과는 신입생 40명 중 5명이 등록만 하고 학교에는 나오지 않은 채 재수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립대에서는 반값 등록금으로 2011년 1.36%(25명)였던 자퇴율이 2012년 0.89%(18명)로 줄었다고 선전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허점이 있는 셈이다. 행정학과 3학년 권모(24)씨는 "적어도 학교에 제대로 나오는지는 체크해 (반값 등록금) 혜택을 줄이거나 아예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교수들은 서울시립대 지원금 상당수가 반값 등록금 용도로 흘러들어 가면서 다른 예산이 줄어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립대 전체 예산은 등록금 수입이 줄면서 2011년 868억원에서 올해 796억원으로까지 감소했다. 한 교수는 "실험실습 기자재 확보율이 80%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배정된 예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진행하긴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실험 장비 등 교육 자료를 확보하는 데 쓰는 예산은 2011년 24억원에서 2012년 20억, 올해는 19억원으로 줄었다. 반값 등록금 실시 전 16억원이었던 학술 연구용 첨단장비 구입 예산도 올해 13억원으로 삭감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담당자는 "첨단 장비나 실험 기자재 같은 항목은 대학 요구를 듣고 필요만큼 반영한 것"이라며 "올해 삭감한 서울시 지원금 44억원은 대부분 시설 관련 예산으로 교육 관련 예산은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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