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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반가웠던 기성용의 ‘몸살감기’

대단히 반가웠던 기성용의 ‘몸살감기’

베스트일레븐 | 손병하 | 입력 2013.02.18 02:56 | 수정 2013.02.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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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사람이 아프다는 데 반가울 일 있겠냐마는, 반가운 일이 하나 생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스완지 시티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성용 얘기다. 그에게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몸살감기가 참으로 반가웠다.

18일 새벽(이하 한국 시각) 안필드에서 열린 2012-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리버풀전(5-0, 리버풀 승)에서 스완지 시티에 속한 기성용이 결장했다. 기성용은 이 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는데, 이유는 가벼운 몸살감기 때문이다. 리버풀의 '캡틴' 제라드와 맞대결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아쉬운 결장이었지만, 보다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대단히 반가운 결장이었다.

최근 기성용은 계속된 경기 출장으로 체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비단 근래 치른 몇 경기 문제가 아니다. 프리즘을 몇 년으로 넓혀도 기성용의 지나치게 많은 경기 출전은 '혹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기성용은 2009년부터 각급 대표팀과 클럽 팀에서 활약하느라 쉬어야 할 여름 휴식기에 제대로 쉰 적이 없다. 또 작은 부상으로 잠깐씩 스쿼드에서 제외됐을 때를 빼면 계속 자신이 소속된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해 피로가 쌓이고 쌓였다.

이렇게 쉼 없는 강행군은 기성용에게 큰 불행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다. 보통 선수들이 큰 부상을 당하는 시기가 심신이 지쳐있을 때라는 점, 회복되지 않은 체력으로 계속 경기를 뛰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경기력이 저하돼 슬럼프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간 맹활약 하던 기성용을 보면서 즐거웠지만, 불안하기도 했던 이유다.

물론 몸살감기에 걸려 한 경기 결장한 것 갖고 지난 수 년 간의 모든 피로가 씻기진 않는다. 더군다나 그냥 쉰 게 아니라 아파서 쉰 것이다. 기성용 입장에서는 더 괴로울 수 있단 얘기다. 그래도 위태롭게 계속되던 달리기에서 잠시나마 쉼표를 찍을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히 반가운 결장이다.

기성용이 걸린 몸살감기가 반가운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스완지 시티가 대단히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완지 시티는 2012-2013 잉글랜드 캐피탈 원 컵 결승전에 진출해 있다. 결승전은 5일 새벽 1시 브래드포드와 치르는 데, 스완지 시티는 리그컵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처지다. 따라서 기성용의 이번 결장은 브래드포드와 치를 리그컵 결승전에서 보다 회복된 체력을 앞세워 맹활약할 가능성을 키운 것이다.

리버풀전 결장이 그간 심하게 지쳤을 기성용의 심신을 조금이나마 누그러트렸기를. 그래서 앞으로 더 활발하고 영리한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