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02 03:01 | 수정 : 2013.02.02 05:56
-국세청 공문
"2008년, 이병철 회장 차명재산 이건희 회장 명의로 넘어가…
다른 상속인들, 지분
포기했나"
-이건희측
"이의 없다고 도장 찍어달라" 형제자매들에게 요구
-이맹희측
"차명재산 몰랐다" 작년 2월 소송,
부인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
이건희 회장에 두 차례 편지도
-원색적 舌戰까지
이맹희 "건희가 어린애같이…" 이건희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화들짝 놀란 삼성은 이 회장 형제자매들에게 '재산 분할은 이미 합의된 것이어서 이의가 없다'는 문건에 도장을 찍어 국세청에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형 이맹희씨는 응하지 않고, "(삼성의 문건을 보고) 차명 재산 존재를 뒤늦게 알았다"며 작년 2월 소송을 낸 것이다.
국세청이 2008년 사건에 대해 2011년 뒤늦게 공문을 보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재계에선 2011년 3월 이건희 회장이 현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낙제는 아닌 거 같다"고 말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낙제점 발언에 대한 '괘씸죄'가 국세청 공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이 회장 발언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2011년 6월 국세청 공문을 받은 직후, 이맹희씨 부인인 CJ그룹 손복남 고문은 이건희 회장에게 "상속재산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지탄받게 될 것"이란 취지의 편지를 두 차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이 편지가 삼성 측의 강경 대응을 불렀다는 말이 나온다.
이후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씨, 삼성과 CJ그룹 측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맹희씨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부친이다. 2011년 6월 말 삼성SDS는 대한통운 인수에 나선 CJ의 경쟁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삼성은 부인했지만, CJ는 "이재현 회장을 압박해 아버지인 이맹희씨가 상속을 포기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했다. 인수전은 두 그룹의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 결국 CJ는 시장 가격보다 3000억원 많은 1조8450억원을 제시해 대한통운을 인수했다. 삼성은 이후에도 대한통운, CJ 물류 계열사인 CJ GLS가 취급하던 삼성 제품 물량을 줄였다.

그 무렵 삼성물산 직원들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다 발각되는 사건이 터졌다. CJ는 "(이맹희씨) 소송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했지만, 삼성은 배후에 CJ가 있다고 봤다. 이맹희씨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소송 제기 직전 CJ 직원과 나란히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가 이씨를 만난 사실도 삼성의 의심을 부추겼다.
이 회장과 이맹희씨는 원색적인 설전(舌戰)도 주고받았다. 소송이 한창이던 작년 4월 이 회장은 이맹희씨를 향해 "고소한 사람들이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니까 내가 섭섭하다느니 할 만한 그런 상대가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맹희씨는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몹시 당황했다. 한 푼도 안 주겠다는 탐욕이 소송을 초래했다"고 되받았다. 며칠 뒤 이 회장은 다시 이씨를 향해 "감히 나 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다. 우리 집에서 퇴출당한 양반"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격한 발언에 대해 사회적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 회장은 나중에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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