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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우리한글(세계에서 가장훌륭한 )

"한글은 논리적… 배울수록 흥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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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0.09 03:00

한국말 배우는 외국인 4명… "젊은이들 쓰는 표현·신조어는 어려워"

지난 6일 오후 러시아인도네시아·오스트리아·일본에서 온 외국인 4명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 앞에 모여 유창한 한국말로 한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일본인 나카노(中野耕太·27)씨가 "일본 글자가 한자를 음에 맞춰 변형시킨 것과 달리, 한글은 입 모양과 천지인(天地人)이라는 창제 원리에 따라 만들어졌는데 15세기에 이런 대단한 일을 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고 했다. 그러자 오스트리아에서 온 샤우처(Schautzer·26)씨가 "한글 체계는 상당히 논리적이어서 글자만 봐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맞장구쳤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글을 배우러 한국에 온 외국인 학생들이 두 팔로 하트를 그리며 한글 사랑을 나타내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이들 4명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한국어 펠로십 프로그램'에 선발돼 서강대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2년째 한국말을 배우는 인도네시아인 딜라(Dilla·27)씨는 "한류 열풍으로 모국에서 한글을 봤는데 글자가 참 귀여웠어요. 그런데 예쁘게 쓰는 건 여전히 어렵네요"라며 웃었다. 곁에 있던 러시아인 크멜니츠카야(Khmelnitskaya·35)씨는 "만약 세종대왕이 없었더라면 한자로 한국어를 배워야 했을 거예요. 그럼 지금보다 배우기가 더 어려웠겠죠?"라고 했다.

어머니가 일본인인 샤우처씨는 "동아시아 정치·경제를 공부하다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돼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크멜니츠카야씨는 한국 영화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딜라씨는 인도네시아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고등학생 때 한국에 여행 와 한글을 익혔던 나카노씨는 도쿄대에 진학해 한국어와 한국사를 배우고 대학원에 진학해서는 한국사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네 사람은 모두 "같은 한국말인데도 젊은이들이 쓰는 말은 너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를 '땜에', '월요일'을 '월욜'이라고 줄여 말하거나 말끝에 'ㅇ', 'ㅁ'을 붙여 '~했어용', '~했삼'으로 쓰는 언어 습관은 한국말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교과서에도 없고 사전에도 없는 말들이라 전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딜라씨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며 "인도네시아도 젊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나 신조어가 많아서 오랜만에 고국에 가면 못 알아들을 때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크멜니츠카야씨는 "한국어는 퍼즐(puzzle) 같다"고 했다. 그는 "'생선'과 '선생'처럼 글자 위치만 바뀌었을 뿐인데 뜻이 완전히 달라져서 신기했다"며 "이런 점 때문에 한국어는 배울수록 흥미로운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샤우처씨는 "무역업체나 컨설팅 업체에서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했고, 크멜니츠카야씨는 "자막 도움 없이 한국 영화를 마음껏 보고 싶다"고 했다. 나카노씨는 "제대로 된 한국사 연구를 위해서는 한국 학생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며 "연구 라이벌들이 있는 한국에 돌아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