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정치(국회)

청와대 택시 거부권 옳다.

李대통령, 왜 '택시법' 거부권 시사했나

  • 최종석 기자

    입력 : 2013.01.16 03:02

    버스만으로도 벅찬 지방재정 부담… 택시기사보다 업체만 배불릴 수도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법(택시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은 택시법이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는데다, 다른 교통수단과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견을 낸 국무위원 대부분도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의 권도엽 장관은 "택시는 고정 노선을 다니지 않으며 해외에도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해 지원한 사례가 없다"며 "여객선·전세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과의 형평성도 문제"라고 했다. 이재원 법제처장은 "대중교통의 정의가 다른 법과 혼돈이 있을 수 있어 재의 요구 요건은 갖추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도 문제다.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받으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적자 보전, 환승 할인 등의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 국토부는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에 들어가면 적자 보전, 환승 할인 등에 연 1조원 이상의 재원이 추가로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버스업계에 1조3000억여원, 택시업계에 4800억여원을 지원했는데 이 법 통과로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 지자체 부담이 상당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택시업계에 적자 보전 등을 하는 택시법이 결국은 저임금을 받는 택시 기사보다는 택시업체 경영자들에게만 이익을 줄 것이라는 여론도 작용하고 있다. 국토부는 버스 기사에 비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택시 기사를 지원하는 데는 LPG 가격 안정화, 택시요금 인상, 운수종사자 복지기금 조성, 임금·근로시간 체계 개선 등을 담은 특별법이 더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고흥길 특임장관은 "일반 여론은 택시법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많지만, 정치권에선 거부권 행사 시 국회와의 마찰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과 재의 요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대선을 앞두고 택시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택시법 개정을 약속하고 지난 1일 국회에서 택시법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버스업계가 운행을 중단하는 등 반발하자 본회의 상정을 유보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재의결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