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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강

습관을 보면 내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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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물고, 떨고, 꼬고'…습관을 보면 내 몸 보인다

[뉴시스]입력 2008.03.31 11:12

사람들마다 사소한 습관들이 있다. 이런 습관들은 저마다의 성격이나 특성을 보여주는 일차적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는 자신의 현 정신건강 상태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객관적 증거 자료가 되기도 한다.

다리를 떨거나 이상한 몸의 행동들은 심리적인 요인이 대부분 문제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회피하거나 적응의 장애가 있을 때 일종의 퇴행으로 나타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습관들이 당신의 심리상태를 대변해 주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신체적인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적은 '내안의 나'라고 했다.

◇ 사소한 습관, 건강에까지 영향 미쳐

다리를 떠는 행동, 발톱을 기르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 펜 끝을 잘근잘근 씹는 사람들 등 우리의 주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만큼 작은 습관까지도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사소한 행동들로 인해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바로 자신의 습관이 본인의 건강을 망치고 있는 것.

이화여대 가정의학과 이상화 교수는 "발톱을 기르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등 사소한 행동들이 병원치료를 요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라고 주의한다.

예를 들어 발톱을 기르면 걸을 때 발가락끼리 서로 부딪혀 상처가 나고 이로 인해 세균감염이나 염증이 생기는 것은 물론 상처로 인한 통증 때문에 걸음걸이까지 이상해져 전신으로 영향을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선 발톱이나 손톱은 일자로 자르고 너무 길게 자르지 말아야 한다. 특히 발톱은 동그랗게 자르면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특성이 있어 안에서 발톱이 제멋대로 자라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짧게 자르면 내향발톱이 생길 수 있어 발톱이 살속으로 파고드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발톱에 변형이 생겨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병원에 와서 발톱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펜이나 연필을 입에 물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등의 행위는 손톱에는 더러운 것들이 묻어 있고 펜같은 물건에는 누가 그것을 만졌었는지 어떤 손으로 만졌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균이나 나쁜 오염물질이 묻어 있어 직접 입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는 구강에 세균이나 진균감염, 바이러스 감염 등을 일으키기도 하고 동시에 펜을 꽉 무는 경우 치아나 턱관절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특히 입술은 예민한 피부로 입술점막에 상처를 입기 쉽다. 게다가 입은 음식을 바로 먹는 장기이기 때문에 입술에 상처를 입으면 통증과 염증이 함께 동반되며 입술포진, 입안궤양, 곰팡이, 캔디다감염, 식도염이 생길 우려가 항시 도사리고 있다.

입술주위나 입안에 생기는 포진 같은 경우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세균이 함께 들어감으로써 열을 동반하게 돼 병원치료까지 받아야 할 사항에 다다른다.

무엇보다 습관에 대한 잘못된 속설은 그 위험성을 본인이 알지 못한 채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더욱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다리를 떠는 습관이 허리에 좋다'라는 잘못된 정보는 자칫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위험성을 떠안기고 있는 말이다.

이 교수에 의하면 "허리건강은 자세가 중요하지 다리 떠는 것과는 상관없다"라고 말한다. 더군다나 다리를 떠는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세가 좋지 않고 비스듬히 앉거나 누워있다시피 앉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 심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사소한 습관 만든다

특히 이런 사소한 습관들은 어떤 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의 문제가 있을 때 흔히 나타나곤 한다. 즉 그 문제가 어떤 문제인지 정확하게 파악해 해결을 해나가는 과정이 성숙돼 있지 않을 경우 잘 나타난다는 것.

순천향대학교 가정의학과 홍성호 교수는 "불필요한 습관들은 사춘기나 사춘기 직전에 발생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진다"고 전한다.

새로운 상황이나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결과정이 어렵고 자신이 감당할 만한 상황을 넘어서거나 두려움, 또는 현실을 회피하고 싶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퇴행의 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던지 입술을 깨문다던지 이를 부딪치는 행동 같은 경우 어는 정도 성장이 되고 두려움이 없어지면 이런 습관들도 자연스레 없어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런 심리를 모른 채 겉으로 나타나는 습관들만 너무 억제시키면 아이들의 심리에 대한 정당한 반응이 억제되는 것으로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대다수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홍 교수는 "정신병도 심하면 치료를 받아야겠지만 심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행동양상을 북돋아줘서 잘 할 수 있도록 격려를 주고 문제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특정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해주는 것은 좋은데 지적 시 칭찬을 함께 하면서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사소한 습관들의 원인으로 징크스의 한 일환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테면 야구선수들 중에 경기전날은 수염을 깎지 않거나 손톱을 기르는 행위 등도 과거의 수염을 자르거나 손톱을 잘랐을 때의 기억이 좋지 않아 이런 부정적인 과거로부터 벗어나고픈 심리가 습관적으로 몸에 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스트레오 타이피(stereotypy·상동증)라고 해서 대개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습관이나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런 스트레오 타이피가 발전해 '매너리즘'에까지 이를 수 있는데 대개 스트레스, 갈등, 불안 요인이 해소되더라도 여전히 습관에 의존하고 버릇이 남아있는 경우를 뜻한다.

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습관을 형성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도 대개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 '수염을 깎지 않으면 경기가 잘 되더라'라는 무언의 암시가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것.

이런 사소한 습관을 못 고치는 대부분의 요인은 습관을 억제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이나 집중저하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자신으로부터 습관에 대한 강렬한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동기형성의 원인이 된다.

박 교수는 "이런 모든 습관들은 대부분 자신의 불안정한 심리나 스트레스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주변인으로부터 지적을 받으면 고치려 고는 하겠지만 그 고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가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본인 스스로의 자기 억제가 가장 중요하고 무엇보다 자기 암시를 통해 징크스가 없이도 어려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다수의 전문의들은 말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