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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장/[성스러운이야기] 늙으면 둔해지는

사이버섹스 중독되면 성생활 만족도 높아질까?

  • 사이버섹스 중독되면 성생활 만족도 높아질까?

  • 김세철
    명지병원장
    E-mail : saeckim@unitel.co.kr
    경북의대 졸업 후 동 대학 부속병원에서 비뇨기과를 전공하였고, ..
 
입력 : 2015.06.02 02:06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음란물에 쉽게 접근 가능하게 되어 사이버섹스(cybersex)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등장하였다. 사이버섹스는 성적 호기심으로 인터넷을 통해 음란한 그림이나 영상을 보거나 글을 읽거나 성적인 얘기를 나누거나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는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하여 성관계를 갖거나 섹스보조 기구를 사려고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성행위를 실습하기 위해 상대 역할을 할 사람을 찾아 자신의 성적 충동과 공상을 시험해 보고 각종 성 정보를 찾으려는 일체의 행동이 포함된다.

사이버섹스의 특징은 신분의 노출을 피해 방이나 사무실에서 은밀하게 이용 가능한 익명성과, 사전 준비가 필요 없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접속 가능한 편리성에 있다. 사이버섹스를 이용하는 빈도나 선호하는 종류는 남녀간에 차이가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이용빈도가 더 높고, 여자는 음담을 나누는 채팅방을 좋아하며 남자는 포르노 보는 것을 선호한다. 또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대화식의 사이버섹스에 대해서는 흥미가 떨어지나 여자는 중년이 되면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섹스는 성적 흥분을 고조시키고 성적 만족의 수단과, 성적 호기심의 돌파구로 이용될 수 있지만 부작용도 심각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2013년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31.4%, 중학생의 33.7%가 포르노 다운로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성인이 되기도 전에 성에 대한 부정적이고 왜곡된 인식이 심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남성은 과격한 남성의 성 행동을 보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하찮게 또는 너그럽게 생각하게 되며, 여성은 자긍심과 자신의 신체모습에 대한 만족이 감소하고 폭력에 대한 취약성과 무방비 의식이 증가한다.

이러한 효과는 여성의 남성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여성자신의 인식에서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이버섹스의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경험하지 않으나 중독되면 약물중독에 비견할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사이버섹스 중독자들은 죄책감, 수치심과 함께 중독이 장기화 될 경우 사이버섹스가 모든 문제점의 일시적 탈출구로 사용되어 직장생활, 대인관계, 건강, 일상생활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2013년 우리나라 대학생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21.9%가 중독자로 분류되었고 이들 중 9.3%가 중등도 또는 중증 중독자로 나타나 크게 우려된다.
사이버섹스 중독되면 성생활 만족도 높아질까?
사이버섹스를 자주 보거나 외설스런 글을 자주 찾는 사람은 남녀 사이의 친밀감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스라엘 아리엘대학 연구팀이 성적 호기심과 흥분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평균연령 28.2세의 192명, 25.5세의 여자75명, 총 26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의하면 사이버섹스를 보거나 외설스런 글을 찾는 빈도는 남녀의 친밀감에서 발생하는 어려움(노출에 대한 두려움, 창피함, 거절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예측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그림 1). 역으로 외설스런 책을 많이 보거나 성과 친밀감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은 사이버섹스를 이용하는 빈도가 높았다.

어떤 사람이 사이버섹스에 중독될까? 성적으로 중독된 사람이 사이버섹스를 즐긴다는 증거는 없다. 사이버섹스에 중독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성적흥분과 만족을 성취시키기 위해 사이버섹스를 자주 찾다가 중독되는 것이다. 남자에서 사이버섹스 중독을 예견할 수 있는 지표는 인터넷 포르노에 의한 성적흥분과 포르노를 보려는 욕구의 강도이다. 중독자는 사이버섹스에 문제가 되지 않는 사람보다 인터넷 포르노에 성적 흥분을 더 많이 일으킨다. 그러나 중독되었다고 실제로 성관계 횟수와 성생활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또 사이버섹스의 성적 강화효과에 대한 개인적 성향은 사람마다 성적 흥분과 억제의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에 개인적 성격에 영향 받을 수 있다.

사이버섹스 중독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시행되었고 여성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적다. 독일 두이스버그-에센대학 심리학과연구팀이 인터넷 포르노를 정기적으로 ‘자주 보는 51명의 여성’과 ‘보지 않는 51명의 여성’을 비교 조사했다. ‘보는 여성’이 ‘보지 않는 여성’보다 노골적이든 덜 노골적이든 사이버섹스와 외설스런 글을 찾는 일이 유의하게 많았으나 음담패설을 나누거나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한 섹스, 실황 섹스 쇼 보기, 온라인으로 성인용 상품 찾기, 외설스런 글 읽기, 성병 정보나 성 상담가 찾는 일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보는 여성’은 ‘보지 않는 여성’보다 인터넷 포르노를 보고 더 흥분되고 성적 욕구가 많아진다고 했다. 포르노에 대한 욕구와 흥분도, 성적자극에 대한 감수성, 문제가 되는 성적 행동, 심리학적 증상 정도는 ‘보는 여성’에서 사이버섹스 중독을 일으킬 성향을 예견할 수 있는 지표가 되었다. 그러나 성관계 횟수와 만족, 대화식 사이버섹스 이용은 사이버섹스 중독과 상관성이 없었는데 이 같은 결과는 남성과 다를 바 없다. 포르노 그림을 보여주었을 때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성행위는 질내성교가 가장 높았고 이어 구강성교였다 (그림 2).
사이버섹스 중독되면 성생활 만족도 높아질까?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