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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외국여행

[허난성여행기②] 儒·道·佛…중국 3대 종교 대탐방

[허난성여행기②] 儒·道·佛…중국 3대 종교 대탐방

  •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  

    입력 : 2014.10.14 16:43

    여행 첫날 쑹산과 소림사 여행을 마치고 다음날이 찾아왔다. 아침 일찍부터 호텔 옆 무술학원 학생들이 무예수업을 하는 덕분에 아침형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지만 조식을 챙겨 먹을 수 있었으니 불평은 하지 않았다. 물론 늦잠을 원하시는 분은 꼭! 창문을 닫고 주무시길 권한다.

    지난 여행기에서 얘기한 것처럼 오늘 여행할 곳은 숭양서원과 숭양사탑, 중악묘 그리고 선종소림 음악대전이다. 유교와 도교에 불교까지 그야말로 '중국 3대 종교 대탐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 일찍 찾은 숭양관광구의 입구.

    아침 일찍 찾은 숭양관광구의 입구.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숭양서원과 숭양사탑이 있는 숭양관광구이다. 등펑시 북쪽 2km 거리에 있는 이곳은 총면적 43.4㎢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천지지중(天地之中)' 역사건축군 중 하나이다.

    관광구 안에는 숭양서원과 숭악사탑, 회선사, 계모궐까지 4개의 세계유산이 있고, 법왕사, 숭복궁, 숭당관 등 명소가 있다. 관광구역은 숭양서원과 숭악사탑이 포함된 태실산 관광구역으로 나뉘는데, 태실산은 중악 쑹산의 주체로 해발 1492m에 달한다.

    숭양관광구를 소개하는 안내표지판에는 우측 하단에 한글 설명도 적혀있다.

    숭양관광구를 소개하는 안내표지판에는 우측 하단에 한글 설명도 적혀있다.

    숭양관광구 입구에 도착했을 때 너무 일찍 움직인 탓인지 관람객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물론 사람에 치여 여행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입구 매표소에서는 숭양서원 입장권과 태실산 관광구역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는데, 한 번에 구매하거나 어느 한쪽을 관람한 뒤 추후 별도로 구매해도 된다. 숭양서원 입장권은 1인당 30위안, 태실산 관광구역 입장권은 1인당 50위안이다.

    숭양관광구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는 매표소(상)와 숭양서원 입장권(중) 그리고 한글이 적힌 안내표지판(하).

    숭양관광구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는 매표소(상)와 숭양서원 입장권(중) 그리고 한글이 적힌 안내표지판(하).

    우선 숭양서원의 입장권만 구매한 뒤 입구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우측으로 가면 숭양서원, 좌측으로 가면 태실산이다. 입구 바로 앞에는 안내표지판에 친절히 한글도 적혀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안내표지판을 따라 숭양서원으로 가는 길에는 나무마다 홍등이 달려 있었는데, 여행 당시 중국 국경절을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숭양서원 방향의 가로수길 양옆으로 나무마다 길게 걸려 있는 홍등.

    숭양서원 방향의 가로수길 양옆으로 나무마다 길게 걸려 있는 홍등.

    100m가량을 걸으니 숭양서원 입구가 나왔다. 서원 입구에는 커다란 대나무밭과 함께 정원이 잘 꾸며져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없어 더욱 운치가 있었다.

    중국 4대 서원 중 하나인 숭양서원은 성리학을 확립시켜 유학사와 동아시아 사상사에 불후의 영향을 미친 학자 주희(朱熹, 1130 ~ 1200)가 범중엄(范仲淹), 사마광(司马光), 정호(程颢), 정이(程颐) 등을 가르친 곳으로 유명하다.

    숭양서원으로 들어가기 전 관람권을 확인하는 입구.

    숭양서원으로 들어가기 전 관람권을 확인하는 입구.

    서원 중앙에는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을 오르면 진짜 숭양서원이 나온다. 입구 옆에는 커다란 비석이 눈에 띈다. 바로 당나라 현종(玄宗) 때인 744년에 건립된 대당숭양관기성덕감응지송(大唐嵩陽觀紀聖德感應之頌)이라는 비석이다.

    당나라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비석은 높이 8m로 사면에 귀신 모양의 장식물이 총 10개가 있으며, 아랫부분에는 당나라 때 유행한 사자와 선동(仙童) 등이 새겨져 있다.

    숭양서원 입구의 '대당숭양관기성덕감응지송' 비석.

    숭양서원 입구의 '대당숭양관기성덕감응지송' 비석.

    또한 서원 내부에도 오래된 측백나무가 눈길을 끈다. BC 110년 한나라 무제(武帝)가 쑹산을 유람할 때 우뚝 솟은 이 3그루의 측백나무를 보고 각각 대장군(大將軍)·이장군(二將軍)·삼장군(三將軍)으로 봉하였다고 전한다. 이들 가운데 삼장군은 명나라 말기에 불에 타버리고 현재는 2그루만 남아 있다.

    서원 중앙에는 공자를 모신 사당에는 고운 황금망토를 두른 공자상을 볼 수 있으며, 사당을 비롯해 서원 곳곳에서 유교에 대한 각종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한눈에 봐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 측백나무(상)와 서원 실내 전경들(하).

    한눈에 봐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 측백나무(상)와 서원 실내 전경들(하).

    서원을 천천히 둘러본 뒤 태실산으로 걸음을 옮겼다. 태실산 관광구역을 전부 돌아볼 것은 아니고 순전히 숭악사탑을 보기 위해서이다. 다만 숭양서원과 달리 숭악사탑은 태실산 옥주봉 남쪽 기슭에 있기 때문에 산행을 감수해야 한다.

    숭악사탑은 508년에 세워져 당대까지 번창한 숭악사라는 절 안에 있다. 높이는 약 40m로 밀첨식인 12각 15첨의 유례없는 형식의 탑이다. 마치 전체 모습은 포탄과도 같고, 사방에 출입구을 따라 중앙에는 황금망토를 두른 커다란 불상이 놓여 있다.

    숭악사탑과 탑 내부에 모셔져 있는 불상.

    숭악사탑과 탑 내부에 모셔져 있는 불상.

    숭악사탑까지 관람을 마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역시 일찍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니 시간이 남는다. 그래서 중악묘 이후에 관람할 선종소림 음악대전을 예약했다. 음악대전은 일종의 멀티미디어쇼인데 자세한 설명은 관람한 뒤 하도록 하겠다.

    본론으로 돌아와 중악묘는 쑹산에 있는 도교의 사원이다. 우리가 흔히 도사라 부르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도교 사원에서 수련하고 있다.

    숭양서원에 비해 화려한 중악묘 입구(상)와 자금성을 닮은 외관(하).

    숭양서원에 비해 화려한 중악묘 입구(상)와 자금성을 닮은 외관(하).

    중악묘는 총면적 11만㎢로 내부에 400여 칸의 방이 있는 대규모 사원이다. 특히 좌우가 대칭을 이루는 건축기법이 사용됐는데, 이는 베이징의 자금성을 그대로 모방했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은 1인당 30위안에 구매한 뒤 입구로 이동했다. 입구 광장에는 커다란 제단이 있어 열심히 촬영을 하던 중 옆으로 도사 4명이 스쳐 지나갔다. 사실 영화에서나 봤지 실제로 도사를 마주한 것은 처음이라 떨리는 마음으로 멀어지는 뒷모습을 찍었다.

    속으로는 말을 걸어 같이 찍고 싶었으나 수련하는 분들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참았다. 그래도 함께 찍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중악묘에서 수련을 하는 실제 도사들.

    중악묘에서 수련을 하는 실제 도사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중악묘 내부로 본격 진입했다. 안에는 재물신, 연애신 등 도교의 다양한 신을 모신 신전이 있는데, 그중에 중악대전은 정면 폭이 9칸, 안 길이는 5칸, 면적 920㎡로 중악묘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전각이다.

    이곳은 준극전(峻極殿)이라고도 하며, 내부의 감실에 약 5m 높이의 중악신천중왕(中岳神天中王) 신상이 있고, 동쪽에 명나라 만력제(萬曆帝) 때 주조된 무게 500㎏의 진귀한 종이 있다.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중앙 신전 좌우 옆으로 나뉘어 있는 지옥신전이다. 지옥신전은 지옥에서 각종 죄를 관장하는 신을 모시는 신전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죄의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해 신 또한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재물의 신을 모시는 재신전(상)과 가장 규모가 큰 중앙대전(중) 그리고 약간 섬뜩한 지옥신전(하).

    재물의 신을 모시는 재신전(상)과 가장 규모가 큰 중앙대전(중) 그리고 약간 섬뜩한 지옥신전(하).

    중악묘 가장 안쪽 끝에는 우리가 아는 옥황상제를 모신 신전이 있다. 물론 신전마다 엄숙한 분위기이나 이곳은 최고의 신이 자리한 만큼 특히나 그러하다.

    사진촬영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는데, 자리를 지키던 도사님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금지였다. 다만 신원을 밝히고 한국에 중악묘를 소개한다는 취지를 설명하니 다행히 촬영을 허가해주었다.

    중악묘 가장 끝에서 볼 수 있는 옥황상제 신전.

    중악묘 가장 끝에서 볼 수 있는 옥황상제 신전.

    느긋하게 중악묘를 꼼꼼히 둘러보고 이제 선종소림 음악대전(禪宗少林 音樂大典)을 관람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선종소림 음악대전은 영화 '와호장룡'과 '영웅'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탄둔(譚盾) 감독이 음악감독을 맡아 펼쳐지는 실지풍경 뮤지컬로 아마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형 공연이지 싶다.

    공연은 쑹산 뒷자락인 소실산 대선곡이라는 협곡에서 펼쳐지는데, 바로 연결된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중악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하고 공연장행 버스를 이용했다.

    선종소림 음악대전의 관람권을 구매할 수 있는 매표소.

    선종소림 음악대전의 관람권을 구매할 수 있는 매표소.

    공연장 앞에 도착해 매표소에서 관람권을 구매했다. 비용은 좌석의 등급별로 구분되는데, A좌석은 248위안, B좌석은 198위안, C좌석은 168위안이다. VIP 좌석도 있으나 980위안으로 가격이 엄청나다.

    일반 좌석도 다른 공연이나 관광지 입장료보다 약간 비싼 편이지만 이왕 구경하니 제대로 보자며 A좌석을 구매했다.

    밝은 조명탑이 인상적인 공연장 앞 광장.

    밝은 조명탑이 인상적인 공연장 앞 광장.

    매표소에서 공연장 앞 광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30분. 공연은 3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매일 오후 8시에 시작해 1시간 10분가량 진행된다.

    공연시작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지루할까 걱정했는데, 공연장 앞 광장이나 곳곳에서 소림무술 시범이나 전통악기 공연이 열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또한 광장 내 조명탑을 비롯해 멀리 보이는 등펑시의 야경까지 볼거리를 제공했다.

    관람권 좌석에 따라 출입구가 다르니 유의해야 한다.

    관람권 좌석에 따라 출입구가 다르니 유의해야 한다.

    공연을 시작한다는 알림방송을 듣고 입구로 향했다. 입구는 좌석별로 구분되어 있으니 유의하도록 하며, 공연이 늦은 저녁에 협곡에서 진행되는 만큼 여름에도 꽤 쌀쌀하니 겉옷을 꼭 챙기는 것이 좋다. 겉옷을 깜빡했다면 입구 앞에서 두꺼운 외투를 유료로 빌릴 수 있다.

    관람권을 확인하고 입구로 들어가니 정말 어마어마한 무대이 입이 쩍 벌어졌다. 전반무대 면적만 약 3km에 달하는데, 그 무대에 조명을 비롯해 음향, 무대장치까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좌우로 엄청난 규모의 무대는 자연 그대로의 나무와 바위, 물길을 활용했다.

    좌우로 엄청난 규모의 무대는 자연 그대로의 나무와 바위, 물길을 활용했다.

    역시 대륙다운 스케일에 놀라움도 잠시 공연이 시작되면서 감동으로 변했다. 소림의 정신과 무술의 세계를 총5악장으로 구성한 선종소림 음악대전은 물/나무/바람/빛/바위를 주제로 악장마다 700여명의 출연진과 600여명의 예술가들이 등장해 노래와 춤, 무예를 펼친다.

    이 모든 것의 기본은 음악과 빛으로 온몸에 빛이 나는 옷을 입고 허공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상상을 초월하며, 산 정상에 등장하는 인공 달은 가히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처음엔 약간 비싸다 싶었던 관람권이 공연이 끝난 뒤에는 10만원도 아깝지 않은 보물 같았다. 대자연의 각종 소리와 결합해 시청각 효과를 극대화 시킨 선종소림 음악대전은 공연이 끝난 뒤 호텔로 돌아갈 때까지 기나긴 여운을 남겼다.

    호텔에서 오늘 여행을 곱씹어 봤다. 굳이 종교라는 큰 의미를 붙이지 않더라도 오늘 숭양관광구와 중악묘는 산책하듯 여유롭게 둘러볼 만한 정원과도 같은 곳이었다. 소림사처럼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오히려 진짜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소림 음악대전 역시 라스베이거스 스케일의 쇼를 관람한 기분이니 자의든 타의든 일찍부터 움직여 알찬 하루였다. 이번 허난 여행에서 오늘은 특히나 기억에 남을 것만 같고, 삶에 지친 어느 날 다시 한 번 찾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선종소림 음악대전의 현악연주(상)와 공연의 피날레(하).

    선종소림 음악대전의 현악연주(상)와 공연의 피날레(하).

    ※ 여행TIP

    쑹양징취(嵩阳景区, sōng yáng 숭양관광특구)
    주  소: 장저우 덩펑시 쑹양로(河南省郑州登封市嵩阳路)
    연락처:86-371-62870409
    입장권: 숭양서원 30위안, 태실산관광지 50위안

    중웨먀오(中岳庙, zhōng yuè miào, 중악묘)
    주  소: 덩펑시 사오링다다오(登封市少林大道)
    연락처: 86-371-62905589
    입장권: 30위안

    찬중사오링음악대전(禅宗少林音乐大典 shá zōng shào lín yīn yuè dà diǎn,선종소림음악대전)
    주  소: 장저우 덩펑시 다시안거우관광특구(登封市大仙沟景区)
    연락처:86-371-662809111
    입장권: A구역: 198위안 B구역:168위안 C구역:148위안
    공연기간: 3월1일~12월15일 매일 오후 8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