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9.15 17:42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클레이튼 커쇼나 잭 그레인키가 부럽지 않았던 리키 놀라스코(31, LA 다저스)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2회도 끝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수모를 당했다. 메이저리그(MLB)라는 무대의 살벌함, 그리고 역설적으로 류현진(26, LA 다저스)의 꾸준함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낄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놀라스코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놀라스코는 이날 전까지 후반기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89의 빼어난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커쇼나 그레인키에 비해 떨어질 것이 없는 성적이었다. 여기에 보스턴 등 강호들을 상대로도 좋은 투구를 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포스트시즌 3선발은 류현진이 아닌 놀라스코”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렇게 잘 나가던 놀라스코였지만 이날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한 번 잡은 먹잇감은 놓치지 않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냉철함과 리그 전체의 수준을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 놀라스코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놀라스코에 7점을 뽑아내며 조기 강판의 수모를 안겼다. 물론 수비수들의 실책도 놀라스코를 흔들리게 한 요인이었지만 이날은 전반적으로 구위와 제구 모두가 좋지 않았다.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내면서 7개의 안타, 3개의 볼넷을 허용한 것은 그 증거였다.
놀라스코는 분명 수준이 있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2006년 11승(11패)을 기록했고 2008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오히려 마이애미라는 약체에 있어 기량이 가려진 부분도 있었다. 올 시즌도 그 명성에 맞는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30번의 선발 등판에서 5이닝을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간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5자책점 경기, 6자책점 경기가 한 차례씩 있을 뿐 전반적으로 꾸준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적지 않고 수준급 구위를 가진 놀라스코도 이렇게 흐름이 좋지 않은 날에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런 측면에서 올 시즌 단 한 번도 5이닝 미만 조기강판이 없고 5실점 넘는 경기가 없는 류현진의 꾸준함은 분명 빛이 난다. 한국에서 프로 경력이 있긴 하지만 한 단계 수준이 높은 메이저리그 첫 해에 이런 성적을 내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류현진의 기량과 뚝심, 그리고 외부 요소에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은 분명 높게 평가할 만하다. 누가 3선발이 되느냐와는 별개의 문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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