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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독도(왜 일본이 탐?)

[오늘 광복 68돌] "한국이 獨島 실효지배하는 게 현실… 일본이 뭐라든 즉각 반응할 필요 없어


[오늘 광복 68돌] "한국이 獨島 실효지배하는 게 현실… 일본이 뭐라든 즉각 반응할 필요 없어"

  • 박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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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8.15 03:03

    [일본의 대표적 知韓派, 와카미야 前 아사히신문 주필 인터뷰]

    -난 親韓派 아닌 '韓日관계파'
    "나로선 日입장도 설명해야… 한국 國力 세진 반작용으로 일본內 혐한론도 커진 것"
    -아베 정권에 하고 싶은 충고
    "對韓 관계개선이 제일 시급"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필두로 한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다. 2차대전 패전일인 15일 일본 각료 일부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예고했다.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우려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은 일본 측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한 ‘신중한 대응’을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현 일본 우경화에 대한 진단을 윌리엄 그라임스 미 보스턴대 국제관계학부장과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전 아사히신문 주필에게 들어봤다.


    
	와카미야 요시부미 前 아사히신문 주필.









    "민족주의에 치우친 한·일 정치인과 언론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 일본엔 '좋은 보수주의자'가 훨씬 많다. 개헌을 통한 재무장(再武裝)은 그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65) 전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주필(主筆)은 13일 한국어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 입장에서 독도 영유권,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좀 더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와카미야씨는 지난 3월 한국으로 와서 서울 신촌에서 하숙 생활을 하며 교수(동서대)·연구원(서울대어학연구소)·학생(서강대 한국어교육원) 3역(役)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평화헌법 개헌과 재무장을 강행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일본 국민이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베노믹스(Abenomics), 즉 경제 부흥에 대한 요구다. 재무장·우경화 때문이 아니다. 집단적 자위권을 확보하기 위해 헌법 제9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일본 내 의견은 30% 정도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나치의 개헌 절차를 본받자'),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 대표('전시에 위안부 동원은 일반적 현상이었다') 발언을 평가한다면.

    "부적절하고 비상식적인 얘기였다. 아베 총리는 무라야마 담화(1995년 무라야마 당시 총리가 일본의 식민 지배를 공식 사죄한 것) 내용을 승계하겠다고 의회에서 밝혔다. 이는 현 정권의 공식 입장이다. 한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이 발언을 인정해야 한다. 국가 간 관계는 개인 간 관계를 확대한 것이다. 상대의 발언을 인정하고 체면·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이 유리하다."

    ―2005년 기명 칼럼에서 '일본은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인정하라. 한국은 이런 일본의 결단을 이해해 독도를 우정의 섬으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1995년엔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처음 제안하기도 했다.

    "그 믿음 그대로다. 한국이 독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일본 외무성 발표나 방위백서가 나올 때마다 한국이 즉각 반응할 필요가 없다. 일본은 전쟁을 벌일 것도 아니고 얻을 게 없다. 일본 입장에서 보면 '과거사에 대해 충분히 사과했는데 왜 같은 문제로 자극하나' 하고 반발한 것이 한·일 관계 악화의 한 요인이다."

    ―'지한파' '친한파'로 불린다.

    "스스로 지한파인지 회의(懷疑)한다. 한국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측면이 아직 많다. 한국에서 '친일파'로 규정되는 것보다야 덜하지만 일본 내 혐한·극우 세력은 나를 친한파라고 욕한다. 나는 한·일 관계를 중시하는 '한일 관계파'다. 나로선 일본 입장도 설명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 한국 또는 일본 정부 어느 쪽 입장에 100% 동의하는 게 아니다."

    ―현 한·일 관계를 반동(反動)의 시대로 규정했다.

    "한국 국력과 한류(韓流)가 세지면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혐한론도 커졌다. 현재 최악의 상황이지만 개선될 것이고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

    ―아베 정권에 하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

    "일본은 한국·중국 같은 주변국과 우호 관계 없이 살 수 없다. 특히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이니 한국과 맺은 관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겠다."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1948년 도쿄 출생. 도쿄대 법학부 졸업. 1970년 아사히신문 입사, 정치부장·편집부국장·논설주간·주필(主筆) 역임 후 올해 1월 정년 퇴임. 1973~74년 재일교포 차별 취재, 1979년 판문점 방문, 1980년 김일성 북한 주석 면담, 1981~82년 연세대 한국어학당 연수, 1993년 창립 이후 줄곧 한·일 포럼 회원 등 한국과 인연이 오래되었고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