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인류사랑)/미국

美언론 "'망언' 아베, 지구촌 외톨이될 것" 日우경화 강력 비판

 

美언론 "'망언' 아베, 지구촌 외톨이될 것" 日우경화 강력 비판

  • 허자경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 2013.04.28 11:50 | 수정 : 2013.04.28 13:56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일본의 침략 역사를 부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망언과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WSJ는 이날 ‘한 사람의 침략은…(One Man’s Invasion is…)’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최근 행보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세력이 누구인지는 마치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과 마찬가지로 명약관화한 사실”이라며 “오로지 아베 총리만이 ‘참신한(fresh) 해석’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23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며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이 신문은 “아베 총리의 ‘역사적 상대주의’ 발언은 미국 진주만 공습, 필리핀의 ‘바탄 죽음의 행진’, 중국 난징대학살 등에서 살아남은 자들을 경악하게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잔혹 행위를 오래 전 용서하긴 했으나 결코 잊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동맹이지만, 아베의 망언은 결국 그들을 지구촌의 외톨이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WP 역시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가 지난해 집권 후 경제와 국방 등의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이뤘으나, 최근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자신이 이룬 모든 성과를 스스로 내팽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중국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격분하고 있으며, 이는 이해할 수 있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물론 늘 재해석되곤 하나, 사실(fact)은 존재한다”며 “일본은 한국을 점령했고, 만주와 중국을 점령했으며, 말레이 반도를 침공했고, 침략을 저질렀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독일은 이미 수십 년 전 자신들의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수용하고 현재는 유럽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며 “일본의 일부 정치권은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그다지도 어려운가”라고 반문했다.

    WP는 “한국·중국 역시 때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자국 내의 반일 감정을 부추기기도 하며, 특히 중국의 경우 역사를 스스로 왜곡하기도 한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이런 것들이 아베 총리의 핑계가 될 수는 없다”며 “일본 우익의 주장은 ‘역사인식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WP는 아베 총리가 군 현대화·헌법 개정 등을 검토할 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처럼)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제국주의를 그리워하고 있다면 국내 개혁은 물론이거니와 이웃국가들의 의심도 누그러뜨릴 수 없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이날 WP는 사설과 함께 서울에서 열린 한국 국민의 아베 총리 규탄 시위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